deprecated : 손으로 쓴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 LukeYang

줄거리

2026년. AI 코딩 도구가 개발 생태계를 빠르게 잠식해가는 시대. 스타트업 Lumen Labs의 백엔드 엔지니어 강서준과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윤하은은 같은 팀에서 일한다. 둘 다 AI 툴을 쓰는 게 당연해진 세상에서, 유독 손으로 직접 코드를 짜는 것을 고집하는 개발자들이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작업물을 검토하는 'PR 리뷰' 과정에서 조금씩 가까워진다. 개발자들이 서로의 코드를 읽고 의견을 남기는 이 과정은, 두 사람 사이에선 점점 편지에 가까워진다. 서준의 코드엔 특유의 결이 있다. 하나를 고를 때도 지나치게 고민한 흔적, 효율보다 이해하기 쉬운 쪽을 택하는 미학, 딱딱한 기술 문서 사이에 짧은 농담을 끼워넣는 버릇. 하은은 그 버릇에 처음으로 웃음을 터뜨린다. 하은의 코드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것까지 직접 만드는 완벽주의, 구조에서 드러나는 특유의 직관, 그리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아름답게 설계된 화면들. 서준은 그녀의 작업물을 검토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오래 머무른다는 걸 알아차린다. 코드가 대화가 되고, 리뷰 코멘트가 편지가 된다. 어느 늦은 밤의 메시지 끝에 처음으로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그리고 손을 잡는다. 말이 서툰 두 사람은 코드 바깥에서도 코드처럼 서로를 읽어낸다. 퇴근 후 노트북을 나란히 열고 각자 작업하다가 모르는 게 생기면 화면을 돌려 보여주는 것이 데이트가 된다. 하은이 고민하는 기색이 보이면 서준이 먼저 말없이 커피를 갖다 놓는 것이 애정 표현이 된다. 그러나 회사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전면적인 'AI 개발 프로세스'를 도입한다. 이제 코드는 AI가 초안을 짜고, 사람은 검토만 한다. 팀의 생산성 지표는 폭발적으로 올라갔지만, 서준의 눈엔 어디에도 하은이 없다. AI가 만들어낸 수천 줄 속에서 그녀의 결은 사라졌다. 하은이 직접 만든 것인지, AI가 만든 것인지 이제는 알 수가 없다. 하은도 마찬가지다. 서준이 남긴 리뷰 코멘트들이 어느 날부터 너무 깔끔해지고, 너무 정확해지고, 너무 온도가 없어진다. 그것이 서준인지, 서준

등장인물

세계관

deprecated : 손으로 쓴 사람들의 이야기 세계관

시대 배경 : 2026년, 서울. AI 코딩 도구가 기업 개발 문화를 빠르게 대체하는 과도기 사회 구조 : IT 업계 내 'AI 세대'와 '손코딩 세대'의 가치관 갈등. 생산성 지표는 올랐지만 개발자 정체성의 위기가 시작됨 기술 수준 : AI 도구에게 원하는 것을 말로 설명하면 기능 단위의 코드를 완성해주는 수준. 단 전체적인 설계 판단과 코드에 담긴 감성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으로 간주됨 특수 규칙 : 'deprecated'는 개발 용어로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이라는 뜻. 손으로 짠 코드가 점점 deprecated 되어가는 세계에서, 그 방식으로 서로를 사랑했던 두 사람의 감정도 함께 deprecated 되어간다 주요 세력 : AI 도입파 (경영진, 효율 중심 팀장), 손코딩 수호파 (소수의 개발자들), 중립 실용파 (흐름을 따르는 대다수)공간적 배경 공간적 배경 : 성수동 소재 스타트업 Lumen Labs. 오픈 오피스, 모니터 불빛, 새벽 두 시의 메시지 알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