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의 편의점
작가: jkkim
줄거리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밤, 나는 평소처럼 익숙한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인적이 끊긴 거리에는 가로등 몇 개만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고, 이상할 정도로 주변이 조용했다.
목이 말랐던 나는 골목 끝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 작은 편의점에 들어갔다. 음료 하나를 사고 다시 밖으로 나온 시간은 불과 몇 분 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 익숙했던 거리는 그대로인데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자동차도, 행인도, 배달 오토바이도 없었다. 건물과 도로는 멀쩡했지만 간판에는 처음 보는 글자가 적혀 있었고, 휴대전화에는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길 건너편 전광판에 한 문장이 나타났다.
「현재 시각 00:03. 야간 통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발견되지 마십시오.」
처음에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텅 빈 교차로 저편에서 사람처럼 생긴 무언가가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편의점에 들어가 있는 몇 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뒤를 돌아보자, 방금 나온 편의점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등장인물
- 이도윤: 서울의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 눈에 띄게 용감하거나 특별한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사소한 변화나 이상한 점을 잘 기억하는 편이다.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날 밤, 처음 보는 편의점 0AM에 들어가 음료를 하나 산다. 불과 몇 분 뒤 편의점에서 나온 도윤은 사람이 모두 사라진 낯선 도시와 마주한다. 처음에는 꿈이나 장난이라고 생각하지만, 00:03이 되자 전광판에 나타난 ‘야간 통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발견되지 마십시오.’라는 경고와 멀리서 나타난 정체불명의 사람들을 목격하면서 상황이 현실임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겁이 많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도망치는 것을 먼저 선택하지만, 극도의 공포 속에서도 주변의 작은 이상을 관찰하고 기억하는 습관이 있다. 이 평범한 관찰력이 이후 이 세계의 규칙을 하나씩 알아내는 가장 중요한 생존 수단이 된다. 도윤의 목표는 단 하나다. 자신이 들어왔던 0AM을 찾아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
세계관
자정의 편의점 세계관
배경은 현재의 서울과 매우 비슷한 이름 없는 대도시다. 주인공은 늦은 밤 귀가하던 중 0AM이라는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몇 분 뒤 나온다. 그러나 밖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자동차조차 사라져 있다. 조금 전까지 지나온 거리인데도 간판에는 처음 보는 글자가 적혀 있다. 뒤를 돌아보면 0AM 역시 사라져 있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장소마다 다르게 흐른다. 휴대전화는 00:03을 가리키지만 건물의 시계는 02:17, 버스 정류장은 23:48을 표시한다. 어떤 골목에서는 새벽이고, 몇 블록을 지나면 건물 사이로 대낮의 햇빛이 비친다. 하지만 어느 시계든 00:03이 되는 순간, 주변의 모든 전광판에 동시에 문장이 나타난다.
「야간 통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발견되지 마십시오.」
그 이후 거리에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주인공도 사람이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정장을 입은 남자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고, 학생들이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으며, 누군가는 아파트 창문에서 빨래를 넌다. 문제는 그 누구도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고개를 돌렸다 다시 보면 조금 전 없던 사람이 서 있다. 다시 시선을 돌리면 더 가까워져 있다. 그러나 아무리 오래 바라보고 있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 세계에서 주인공이 알아낸 규칙은 단순하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야 한다.
멀리서라도 사람이 보이면 그 길은 버려야 한다. 방금 전까지 비어 있던 장소에 사람이 나타났다면 즉시 떠나야 한다. 특히 자신이 방금 지나온 장소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뒤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 도시에는 이상하게도 0AM 편의점만 반복해서 나타난다. 하지만 발견할 때마다 내부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0AM에는 상품이 가득하고, 어떤 곳은 모든 진열대가 비어 있다. 어떤 곳에서는 계산대 뒤에 직원이 서 있다.
주인공에게 필요한 것은 처음 들어갔던 바로 그 0AM이다.
왜냐하면 처음 받은 영수증 뒷면에, 자신이 적은 적 없는 문장이 있기 때문이다.
「나왔던 문으로 다시 들어가세요. 다른 0AM에는 들어가지 마세요.」
그런데 주인공은 한 가지를 기억해낸다.
처음 편의점에 들어갔을 때도 계산대에는 직원이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멀리 보이는 0AM 계산대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