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의 편의점

작가: jkkim

줄거리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밤, 나는 평소처럼 익숙한 골목길을 걷고 있었다. 인적이 끊긴 거리에는 가로등 몇 개만 희미하게 깜빡이고 있었고, 이상할 정도로 주변이 조용했다.

목이 말랐던 나는 골목 끝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 작은 편의점에 들어갔다. 음료 하나를 사고 다시 밖으로 나온 시간은 불과 몇 분 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분명 조금 전까지 익숙했던 거리는 그대로인데 사람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자동차도, 행인도, 배달 오토바이도 없었다. 건물과 도로는 멀쩡했지만 간판에는 처음 보는 글자가 적혀 있었고, 휴대전화에는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길 건너편 전광판에 한 문장이 나타났다.

「현재 시각 00:03. 야간 통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발견되지 마십시오.」

처음에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텅 빈 교차로 저편에서 사람처럼 생긴 무언가가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내가 편의점에 들어가 있는 몇 분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리고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뒤를 돌아보자, 방금 나온 편의점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등장인물

세계관

자정의 편의점 세계관

배경은 현재의 서울과 매우 비슷한 이름 없는 대도시다. 주인공은 늦은 밤 귀가하던 중 0AM이라는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몇 분 뒤 나온다. 그러나 밖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고, 자동차조차 사라져 있다. 조금 전까지 지나온 거리인데도 간판에는 처음 보는 글자가 적혀 있다. 뒤를 돌아보면 0AM 역시 사라져 있다.

이곳에서는 시간이 장소마다 다르게 흐른다. 휴대전화는 00:03을 가리키지만 건물의 시계는 02:17, 버스 정류장은 23:48을 표시한다. 어떤 골목에서는 새벽이고, 몇 블록을 지나면 건물 사이로 대낮의 햇빛이 비친다. 하지만 어느 시계든 00:03이 되는 순간, 주변의 모든 전광판에 동시에 문장이 나타난다.

「야간 통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발견되지 마십시오.」

그 이후 거리에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주인공도 사람이 돌아왔다고 생각한다. 정장을 입은 남자가 횡단보도 앞에 서 있고, 학생들이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으며, 누군가는 아파트 창문에서 빨래를 넌다. 문제는 그 누구도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고개를 돌렸다 다시 보면 조금 전 없던 사람이 서 있다. 다시 시선을 돌리면 더 가까워져 있다. 그러나 아무리 오래 바라보고 있어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 세계에서 주인공이 알아낸 규칙은 단순하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야 한다.

멀리서라도 사람이 보이면 그 길은 버려야 한다. 방금 전까지 비어 있던 장소에 사람이 나타났다면 즉시 떠나야 한다. 특히 자신이 방금 지나온 장소에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면 뒤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 도시에는 이상하게도 0AM 편의점만 반복해서 나타난다. 하지만 발견할 때마다 내부가 조금씩 다르다. 어떤 0AM에는 상품이 가득하고, 어떤 곳은 모든 진열대가 비어 있다. 어떤 곳에서는 계산대 뒤에 직원이 서 있다.

주인공에게 필요한 것은 처음 들어갔던 바로 그 0AM이다.

왜냐하면 처음 받은 영수증 뒷면에, 자신이 적은 적 없는 문장이 있기 때문이다.

「나왔던 문으로 다시 들어가세요. 다른 0AM에는 들어가지 마세요.」

그런데 주인공은 한 가지를 기억해낸다.

처음 편의점에 들어갔을 때도 계산대에는 직원이 없었다.

그렇다면 지금 멀리 보이는 0AM 계산대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