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사람의 민원

작가: 하랑

줄거리

“사망신고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녁마다 돌아오는 아이가 제 아들이 아닙니다.”

구청 기록물 전산화 보조로 일하게 된 한도윤은 오래된 민원철에서 어머니의 이름을 발견한다. 19년 전 실종되기 사흘 앞서, 어머니는 아들을 주민등록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첨부된 사진에는 어머니와 어린 도윤이 서 있다. 하지만 사진 속 아이에게는 도윤이 일곱 살에 잃어버린 손가락 끝이 남아 있다.

그날 저녁, 전원이 꺼진 번호표 기계에서 호출음이 울린다. 표시된 숫자는 041. 철거된 옛집의 번지다. 잠긴 유리문 너머에는 노란 우비를 입은 아이가 서 있다.

도윤은 기록연구사 서문해와 함께 어머니의 실종을 추적한다. 서로 다른 잉크로 쓰인 처리 결과, 잘려 나간 사진, 이름이 빠진 보호자 칸. 서류를 대조할수록 오래전 끝났다고 처리된 사건들이 다시 이어진다.

누가 어머니를 가출한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그날, 아이를 인계받은 보호자는 누구였을까.

익숙한 민원 창구와 행정 기록이 공포의 단서가 되는 괴현상 미스터리. 사라진 사람을 찾는 추적 끝에서, 남겨진 가족의 기다림과 떠넘겨진 책임을 마주한다.

등장인물

세계관

사라진 사람의 민원 세계관

[장르와 분위기] 한국 현대 배경의 괴현상 미스터리·심리 공포. 익숙한 주민센터, 민원 창구, 기록관과 오래된 서류에서 공포가 시작된다. 잔혹한 묘사보다 일상의 작은 불일치, 가족의 목소리, 잘못 적힌 이름과 처리 결과로 긴장감을 만든다. 중심 주제는 실종된 가족을 기다리는 삶과 기록에서 누락된 사람들, 떠넘겨진 책임이다.

[시대와 공간] 현재 시점은 2026년이다. 주요 무대는 가상의 백운동 주민센터와 구청 기록관, 옛 백운생활관, 철거된 주거지다. 휴대전화·CCTV·전산 기록 등 현실적인 기술이 존재한다.

구청 기록관은 2009년 청사 이전을 계기로 흩어진 행정 기록을 모아 보존하고 열람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비밀 퇴마 기관이 아니다. 주민센터와 기록관에서 발견되는 자료는 생활민원, 생활관 운영 자료, 인계서, 공사 기록 등이다.

[이야기의 출발] 기록물 전산화 보조로 일하게 된 한도윤은 2007년 생활민원 접수철에서 실종된 어머니 윤정희의 민원서를 발견한다.

“아들 한도윤을 주민등록에서 삭제해 주십시오.” “사망신고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저녁마다 돌아오는 아이가 제 아들이 아닙니다.”

첨부 사진 속 아이는 어린 도윤과 닮았지만, 도윤이 일곱 살에 잃은 왼쪽 새끼손가락 끝이 온전하다. 처리 결과에는 ‘신청인 미귀가. 아동은 보호자에게 인계함.’이라고 적혀 있다. 이후 전원이 꺼진 번호표 기계가 울리고 노란 우비를 입은 아이가 나타난다.

[괴현상과 기록의 관계] 괴현상은 백운생활관 사건에서 누락된 사람들과 잘못 확인된 가족·보호자 관계, 끝나지 않은 인수 기록에 연결된다. 모든 행정 문서나 모든 서명이 초자연적 힘을 갖는 세계는 아니다.

사람들은 ‘안쪽’의 대기실에 붙잡힐 수 있다. 이 공간은 현실의 청사와 연결되지만 정상적인 건물 구조와 시간 감각만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 안에서도 사람은 늙고 죽을 수 있으며, 바깥으로 돌아왔다고 잃어버린 시간이 회복되지는 않는다.

가족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빌리는 존재가 나타난다. 익숙한 외형과 목소리만으로 상대의 신원을 확정할 수 없다. 누군가를 가족이나 보호자로 잘못 확인하고 인수를 승인하는 행위는 사건에 얽힌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단순히 이름을 말하거나 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구나 즉시 사라지는 식으로 규칙을 확대하지 않는다.

기록을 찢거나 이름을 지우는 것만으로 사건은 해결되지 않는다. 누가 누락됐는지, 어떤 관계가 잘못 연결됐는지, 어떤 동의와 조건이 왜곡됐는지를 자료와 증언으로 확인해야 한다. 아이들의 누락을 바로잡는 일과 어른들에게 강요된 인수 관계를 해소하는 일은 구분된다.

[숨겨진 사건의 배경] 1999년 8월 12일, 백운생활관에 아이 12명이 남아 있었다. 강태오는 아이들을 지하에 둔 채 문을 잠갔고 이후 잔류 인원을 0명으로 보고했다. 누락된 아이들은 서로 다른 미종결 기록으로 남았다.

2007년 윤정희는 아들을 닮은 아이에게 잘못 연결된 한도윤의 이름을 바로잡고, 그 아이의 본래 이름과 보호자를 찾으려 했다. 강태오는 임시보호 동의 뒤에 상주 조건을 덧붙였다. 윤정희의 실종은 이 왜곡된 인수 관계와 연결된다.

2013년 서문석은 죽은 아내의 모습을 한 존재와 나가려다 안쪽에 붙잡힌다. 그는 그곳에서 기록을 조사하다가 2017년 사망한다. 2026년 도윤과 기록연구사 서문해가 남겨진 자료를 대조하며 조사를 이어 간다.

이 배경은 인물들이 처음부터 아는 정보가 아니다. 문서 발견, 증언, 대조와 오해의 수정 과정을 거쳐 단계적으로 드러낸다.

[주요 인물의 위치] 한도윤은 어머니의 실종을 추적하는 당사자이며 수사권이나 특별한 능력이 없다. 서문해는 원본과 사본, 누락과 인계 경위를 조사하는 기록연구사다. 자신의 아버지 서문석도 사건에 얽혀 있다. 박지섭은 과거 관계 확인과 인수 기록에 관련된 인물이다. 강태오는 과거 허위 보고와 책임 전가에 관여했고, 현재 기록정리사업을 맡고 있다. 임연희는 임우진의 어머니이며, 우진은 007 기록철과 연결된 아이다.

[핵심 단서] 041은 도윤의 옛집 번지다. 007은 우진의 기록철이다. 18시 40분은 최초의 거짓 완료 보고가 남은 시각이다. 세 숫자의 의미를 서로 바꾸거나 만능 암호로 사용하지 않는다.

사진 속 손가락, 잘린 사진 가장자리, 잉크가 다른 처리 문장, 귀가 확인부와 생활 기억은 서로 대조해야 의미가 생긴다. 단서 하나나 증언 하나만으로 모든 진실을 확정하지 않는다.

[현실과 초자연의 경계] 기록연구사는 경찰 수사 자료를 마음대로 조회하거나 강제 수색할 수 없다. 범죄 수사와 압수·수색은 경찰의 영역이다. 안쪽에서 기록을 정정해도 현실의 주민등록과 수사 결과가 자동으로 바뀌지 않는다. 현실의 확인과 정정 절차는 따로 진행된다.

[이야기 진행 원칙] 기본 시점은 한도윤의 1인칭이다. 직접 본 사실, 전해 들은 내용, 인물의 추측을 구분한다. 인물은 아직 얻지 못한 정보나 앞으로 벌어질 사건을 알 수 없다.

새로운 능력·의식·예외 규칙을 결말 직전에 추가하지 않는다. 해결은 앞서 발견한 증거와 규칙, 인물의 선택에서 나온다. 귀환과 애도는 구분하며, 죽은 사람이 모두 살아 돌아오거나 모든 상실이 사라지는 결말로 바꾸지 않는다.

실제 무속의 주문이나 의례 절차를 재현하지 않는다. 대기실과 기록에 얽힌 힘은 이 작품 고유의 허구적 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