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메머드 사냥

8화 다나 (2)

"아, 이반 씨. 잠깐만요."

다나가 문 너머로 대답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다. 남주는 바닥에 엎어진 채 숨을 죽였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다나는 재빠르게 침대 위에 놓인 가운을 집어 걸쳤다. 실크 천이 그녀의 몸을 부드럽게 감쌌다.

"무슨 일이에요?"

다나가 문을 살짝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남주는 침대 옆에 웅크린 채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대화를 들었다.

"저녁에 같이 식사하실 수 있을까 해서요. 마침 좋은 사슴 고기가 들어왔거든요."

이반이라 불린 남자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구애하는 목소리였다. 남주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 오지 마을에서도 다나는 인기가 많은 모양이었다.

"오늘은 좀 피곤해서요. 다음에 할게요."

"아, 그렇군요. 그럼 내일은 어떠세요?"

"글쎄요. 생각해 볼게요."

다나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살짝 묻어 있었다. 하지만 이반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다시 올게요!"

발소리가 멀어졌다.

다나가 문을 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가 남주를 내려다보았다. 남주는 여전히 바닥에 엎어진 채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일어나세요, 김 선생님."

남주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다나의 방은 처음 보는 공간이었다. 침대 옆에는 작은 책상이 있었고, 그 위에 촛대와 몇 권의 책이 놓여 있었다. 벽에는 정교회 성화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침대 머리맡에는 어젯밤 본 그 액자가 있었다. 미카엘의 사진이 담긴 액자.

"저 사람은요?"

남주가 물었다. 다나가 의자에 앉으며 다리를 꼬았다.

"이반이요? 마을 목수예요. 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녀가 한숨을 쉬었다. 진심으로 귀찮다는 표정이었다.

"매일 찾아와요. 사냥감을 가져오기도 하고, 꽃을 가져오기도 하고. 시골 남자들은 참 순박해요. 하지만 그게 피곤할 때도 있어요."

남주는 대답하지 못했다. 낯선 여자의 방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았다. 게다가 이 여자는 오빠의 사진을 껴안고 신음하던 그 여자였다.

방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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