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병나발일진녀 갈지연

6화 「균열 위에서 마시는 밤」

꺼내 보였다.

“……미쳤냐?”

갈지연의 입에서 필터링 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지금 이 상황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바에서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자신을 막아서던 여자와, 눈앞에서 아이스크림을 흔들며 술판을 벌이자고 하는 여자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을 뇌가 받아들이지 못했다.

“오호호, 왜요? 버번이랑 초콜릿 아이스크림, 제법 잘 어울리는 조합이랍니다? 특히 바닐라 노트가 강한 버번이라면요.”

제갈세레나는 태연하게 대꾸하며, 갈지연이 들고 있는 버번 병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그녀의 태도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갈지연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자신은 지금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인데, 이 여자는 그저 소풍이라도 나온 사람 같았다.

“……너, 대체 정체가 뭐야.”

갈지연이 으르렁거리듯 물었다.

분노와 혼란, 그리고 아주 희미한 호기심이 뒤섞인 질문이었다.

“글쎄요… 그건 지연 씨가 그 술병을 내려놓고, 저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결심했을 때 알려드릴게요.”

제갈세레나는 윙크하며 대답했다.

그것은 명백한 제안이자, 시험이었다.

갈지연은 손에 든 버번 병을 내려다보았다.

차가운 유리병의 감촉.

이것은 자신의 익숙한 도피처이자,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이었다.

뚜껑을 따고 마시는 순간, 자신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

모든 것을 잊고, 무감각의 늪으로 침잠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면?

갈지연의 시선이 제갈세레나의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으로 향했다.

달콤하고, 차갑고, 부드러운 것.

독한 알코올과는 정반대의 감각.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갈지연이 힘겹게 물었다.

이유를 찾고 있었다.

이 지긋지긋한 굴레에서 벗어나야 할 이유를, 스스로에게 납득시킬 명분을.

제갈세레나는 대답 대신, 편의점 앞 플라스틱 테이블을 가리켰다.

“오늘은 달이 참 밝네요.”

뜬금없는 말이었다.

갈지연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정말 그녀의 말대로, 구름 한 점 없는 밤하늘에 하얀 달이 선명하게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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