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병나발일진녀 갈지연

5화 DJ, 드랍 더 피트

"한 잔 더 줄까요, 지연님?"

제갈세레나의 목소리에 갈지연은 몽롱한 상념에서 깨어났다.

어느새 비어버린 제 잔을 내려다보았다.

두 번째 잔이었다.

"…네."

갈지연은 짧게 대답하고는 잔을 내밀었다.

제갈세레나는 기쁘다는 듯이 웃으며 다시 한번 옅은 황금빛 액체를 채워주었다.

그사이, 마법처럼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있었다.

세상을 두드리던 요란한 소음이 잦아들고,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낙수 소리만이 똑, 똑, 하고 정적을 깨뜨렸다.

어느덧 먹구름 사이로 희미하게나마 햇빛이 새어 나왔다.

갈지연은 세 번째 잔을 천천히 음미했다.

처음보다 스모키한 향이 더 선명하게 느껴졌다.

비에 젖은 숲이 서서히 마르면서 피어나는 흙냄새와 나무 향기 같았다.

"이제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가오는데, 혹시 드시고 싶으신 것 있으시와요?"

제갈세레나가 가방을 정리하며 물었다.

갈지연은 잠시 고민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편의점 라면이나 삼각김밥 따위였지만, 눈앞의 이 분홍색 공주님과 함께 먹을 음식은 아닌 것 같았다.

"…아무거나요."

"오호호호! '아무거나'라니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메뉴이와요! 그렇다면 오늘 저녁은 제가 정하겠사와요!"

"...맘대로 해요, 뭐."

갈지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이번엔 그녀가 또 어떤 기상천외한 곳으로 자신을 이끌지 기대가 됐다.

공원을 빠져나오자, 세상은 비에 씻겨 한층 더 선명한 색을 띠고 있었다.

젖은 아스팔트 위로 저녁노을이 길게 반사되어 눈이 부셨다.

제갈세레나는 익숙하다는 듯 앞장서서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분명 평범한 식당과 술집들이 즐비한, 갈지연도 몇 번 지나가 본 적 있는 거리였다.

그런데 제갈세레나는 망설임 없이 낡은 빌딩들 사이에 숨겨진 좁은 골목으로 쏙 들어갔다.

갈지연은 홀린 듯 그녀의 뒤를 따랐다.

몇 걸음 들어가지 않았을 뿐인데, 바깥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멀어졌다.

그리고 그 끝에, 상상도 못 한 풍경이 펼쳐졌다.

덩굴 식물이 벽을 감싸고 있는 고풍스러운 붉은…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