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스쳐간 시선
나는 다시 숨을 고르려 했지만, 손바닥과 목덜미의 뜨거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머릿속이 온통 그의 눈빛과 미소로 꽉 찼다.
‘설마, 나를 일부러…?’
스스로에게 묻자 마음 한켠에서 이상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아니야, 아닐 거야.
나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너무 앞서나가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발끝부터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설렘은 억누를 수가 없었다.
그때,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민지였다.
“야, 너 아직도 그러고 있냐? 복도 바닥에 구멍 나겠어.”
민지는 어이없다는 듯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제야 나는 내가 여전히 엉거주춤한 자세로 복도 한가운데 서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 다 했어.”
나는 허둥지둥 몸을 일으켰다.
갑자기 움직이자 현기증이 일어 잠시 휘청였다.
민지가 재빨리 내 팔을 붙잡아 주었다.
“괜찮아?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 청소하다 더위 먹었냐?”
“아니, 그냥….”
나는 차마 윤호와 있었던 일을 말할 수 없었다.
너무 사소해서 말하기도 민망했고,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행히 민지는 더 캐묻지 않고 내 손에서 걸레를 빼앗아 들었다.
“됐어, 마무리는 내가 할 테니 넌 들어가 있어.”
민지는 나를 교실 쪽으로 떠밀며 씩 웃었다.
나는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못 하고 교실로 뒷걸음질 쳤다.
교실 안은 청소를 마친 아이들이 하나둘 자리에 앉아 떠들고 있었다.
나는 내 자리로 돌아와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운동장 너머로 주황빛 노을이 서서히 번지고 있었다.
오늘 하루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급식실에서의 서운함, 샤프를 칭찬하던 그의 목소리, 그리고 방금 전의 눈맞춤과 희미한 미소까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마음이 오르락내리락했다.
나는 가방에서 연보라색 샤프를 꺼내 손에 쥐었다.
그의 시선이 머물렀던 물건.
그가 예쁘다고 말했던 물건.
샤프의 차가운 플라스틱 감촉이 손바닥에 선명했다.
괜히 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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