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늘 그 애로부터 시작됐다

3화 봄 햇살 속에서

민지는 그런 내 손을 빤히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여간, 너도 참. 뭘 그렇게까지 숨기냐.”

그녀는 혀를 차면서도 더는 묻지 않고 다시 내 수학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배려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마음을 너무 쉽게 들켜버린 것 같아 창피했다.

나는 애꿎은 샤프만 손안에서 굴렸다.

차가운 플라스틱의 감촉이 땀으로 축축해진 손바닥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힐끗, 아주 조심스럽게 윤호를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는 언제나처럼 창밖을 보고 있었다.

무심한 옆모습.

방금 전의 짧은 시선 교환은 마치 일어나지 않았던 일처럼,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정말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을까.

그의 시선이 머문 곳이 내 노트가 아니라, 그냥 그 근처의 다른 무언가였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뒤에 앉은 진수와 한 번 더 눈을 맞추려던 것일 수도 있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려 애썼지만, 심장은 여전히 멋대로 날뛰었다.

그의 눈동자가 내 손끝의 작은 별을 정확히 좇던 그 순간의 감각이 너무나도 생생했다.

마치 아주 작은 전류가 손끝을 타고 심장까지 흘러들어온 것 같은, 짜릿한 감각.

그때, 1교시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시끄럽던 교실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민지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내 수학책을 돌려주었다.

“아, 거의 다 했는데. 이따 쉬는 시간에 마저 빌려줘.”

“응.”

나는 짧게 대답하며 노트를 덮었다.

손바닥으로 가리고 있던 작은 별 그림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국어 선생님이 교실 앞문으로 들어서며 출석부를 교탁 위에 탁, 하고 내려놓았다.

“자, 다들 책 펴라. 78페이지.”

선생님의 나른한 목소리가 교실을 울렸다.

아이들이 일제히 책장을 넘기는 소리가 사락사락 울려 퍼졌다.

나도 책가방에서 국어책을 꺼내 펼쳤다.

하지만 눈앞의 활자들이 머릿속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온 신경은 대각선 앞자리에 앉은 그의 뒷모습에 쏠려 있었다.

그는 꼿꼿한 자세로 앉아, 흔들림 없는 시선…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