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늘 그 애로부터 시작됐다

5화 가까운데 닿지 않는

나는 발걸음을 조심스럽게 옮겼다.

책상과 책상 사이의 좁은 통로는 마치 아슬아슬한 외줄처럼 느껴졌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의 자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책상 위에 놓인 그의 필통, 펼쳐진 수학 문제집, 그리고 내가 빌려준 샤프심 통이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숨을 참았다.

그의 옆을 지나는 순간, 윤호가 살짝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그의 갈색 눈동자가 너무 가까이 있었다.

놀란 듯 살짝 커진 눈.

그 안에는 당황한 내 얼굴이 고스란히 비치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교실의 소음은 다시 한번 멀어지고, 그의 눈동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만히 나를 올려다볼 뿐이었다.

그 시선 앞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대로 굳어버렸다.

피해야 할까?

아니면, 운동장에서처럼 마주 보아야 할까?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비어버렸다.

찰나와도 같은 정적 속에서, 그의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열렸다.

무슨 말을 하려는 듯.

하지만 그는 이내 입을 다물고, 먼저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마치 뜨거운 것에 데인 것처럼, 그의 시선은 자신의 수학 문제집으로 급하게 도망쳤다.

그제야 나도 멈춰 있던 발을 겨우 뗄 수 있었다.

나는 거의 도망치듯 그의 옆을 지나쳐 내 자리로 향했다.

의자를 빼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교실에 울리는 것 같았다.

자리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는 순간까지도, 온몸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그의 존재감이 너무나도 뜨거웠다.

차마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다.

그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여전히 나를 의식하고 있을지,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책상 위에 엎드려, 불타는 얼굴을 두 팔 사이에 깊이 묻었다.

차가운 책상의 감촉이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쿵, 쿵, 쿵.

심장이 귓가에서 울렸다.

방금 전, 그의 눈동자.

그 안에는 운동장에서의 다정함과는 다른,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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