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사선(死線)의 재회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외곽 경계선. 짙은 안개를 뚫고 나타난 태준의 SUV가 급제동하며 멈춰 섰다. 그곳에는 이미 수십 대의 군용 트럭과 장갑차가 견고한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1화에서 한의 건틀릿이 내뿜는 보랏빛 섬광 아래 목숨을 건졌던 제7공수여단 3중대의 전방 작전 기지였다.
차 문이 열리고 태준이 내리자, 진지 중앙에서 작전 지도를 살피던 사내가 고개를 들었다. 중대장 김서준 대위였다. 그는 태준을 발견하자마자 성큼성큼 다가와 거수경례를 붙였다.
"강태준 씨, 와주셨군요. 상황이 급박해 연락드렸는데, 한달음에 달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서준 대위의 눈에는 깊은 신뢰와 존경이 서려 있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수년 전, 태준이 군부대의 실전 시가전 및 대괴물 전술 교육을 도울 때 시작되었다. 당시 태준은 정규군 매뉴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참혹한 사선의 경험을 병사들에게 전수해 주었고, 김 대위는 그런 태준을 단순한 민간 조력자가 아닌, 전장 위의 진정한 파트너로 대우해왔다. 서로의 능력을 인정하며 존중하는, 이 비극적인 시대가 만들어낸 특수한 관계였다.
그때, 진지 한편에서 무기를 정비하던 병사들 사이로 낯익은 얼굴 하나가 튀어나왔다. 1화에서 한의 활약을 현장에서 목격했던 김 병장이었다. 그는 태준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군기가 바짝 들어 거수경례를 올린 뒤, 곁에 선 한을 발견하고는 눈을 크게 떴다.
"강태준 씨! 작전 대기 중입니다! 그리고... 너, 너도 왔냐?"
김 병장의 말투는 미묘했다. 생명의 은인이긴 하지만, 자신보다 한참 어린 소년이 보여주었던 그 기괴하고 압도적인 힘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과 경외심이 교차하고 있었다. 1화에서처럼 한을 '학생'이나 '너'라고 부르면서도, 차마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는 못하는 김 병장 특유의 복잡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김 병장뿐만 아니라 주위의 병사들 모두가 태준의 등장에 어깨를 바짝 세우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들에게 태준은 실전의 끝을 보여주었던 살아있는 교본이었고, 한은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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