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생인데 무당입니다

2화 신병이 병인양 하여

수험생의 그것과 기운이 닮아있었다.

얼굴의 이목구비는 희미한 빛무리에 뭉개져 알아볼 수 없었지만, 텅 빈 눈구멍 두 개가 분명하게 명진을 향해 있었다.

"…뭐, 뭐야."

명진의 목소리는 갈라진 나뭇가지처럼 위태롭게 떨렸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이 무엇인지, 뇌가 이해하기를 거부했다.

헛것.

피곤해서, 아파서, 스트레스 때문에 헛것을 보는 것이다.

명진은 눈을 세게 감았다가 떴다.

몇 번이고 눈을 비볐다.

하지만 영체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질수록 그 형체는 더욱 선명해졌다.

냉기가 발끝에서부터 스멀스멀 기어올라와 척추를 타고 목덜미를 휘감았다.

자전거에 부딪혔던 옆구리의 통증도, 까진 무릎의 쓰라림도 모두 잊었다.

오직 눈앞의 비현실적인 존재만이 모든 감각을 지배했다.

삐걱.

영체가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

고개가, 아주 느리게, 관절이 어긋나는 소리를 내며 명진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 움직임에 명진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등이 차가운 방문에 쿵, 하고 부딪혔다.

도망쳐야 한다.

문을 열고, 이 미친 방에서 뛰쳐나가야 한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발이 바닥에 붙어버린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영체의 텅 빈 눈구멍이 끈질기게 그를 좇았다.

아무것도 없는 어둠뿐인 그 구멍이, 마치 블랙홀처럼 명진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것 같았다.

"나…나가…."

나가라고, 내 방에 왜 있는 거냐고, 물을 찰나 그 영체는 소리쳤다.

"네가 나가!"

네?

귀신이, 내 방에 뿌리를 내리고 서서, 나에게 나가라고 말했다.

뇌가 상황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네가 나가라고!"

찢어질 듯한 비명이 고막을 후려쳤다.

소름 끼치는 음파가 좁은 방 안을 가득 메우고 벽을 때렸다.

명진은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리며 귀를 막았다.

빽 지르는 소리에 순간 놀랐지만, 그 참 인간스러운 감정적 폭발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여기, 여기 원래 내 자리야! 내 자리였다고! 네가 뭔데, 네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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