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고시원

6화 여운 (6)

“그날... 누가 제일 먼저 ‘손대지 말라’고 했는지 기억합니까?”

서태인의 질문은 크지 않았다. 목소리를 낮췄고, 말끝을 흐리지도 않았다. 그저 사실 하나를 확인하려는 사람처럼 담담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말은 복도에 닿자마자 무게를 가졌다. 고시원 복도는 언제나 비슷했다. 폭은 좁고, 길이는 길었고, 천장은 낮았다. 형광등은 지나치게 밝아서, 그림자를 만들지도 못한 채 사람들의 얼굴을 그대로 드러냈다. 늘 지나치던 공간인데, 그날은 유난히 낯설었다. 마치 이 복도가 어딘가 다른 장소와 겹쳐져 있는 것처럼.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서도, 기억이 없어서도 아니었다. 그 질문이 내가 애써 정리해 두었다고 믿었던 기억의 가장 안쪽을 정확히 찔렀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천천히 뒤집혔다.

하얀 벽. 차갑게 닦인 바닥. 기계 음이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던 공간.

연구 센터.

병원과 닮았지만 병원은 아니었던 곳. 사람을 살리기 위한 공간이라고 설명되었지만, 늘 ‘사람’보다 ‘절차’가 먼저였던 곳. 그날도 복도는 밝았다. 밝아서, 더 잔인했다.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흰 가운을 입은 사람도, 사복을 입은 사람도. 기록지를 들고 있는 사람, 태블릿을 들고 있는 사람. 그런데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연구 대상입니다. —지침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괜히 손대지 마세요. —아직 지원 안 왔잖아요.

말들은 끊임없이 오갔다. 그 말들 하나하나는 틀리지 않았다. 그래서 더 문제였다. 모두가 옳은 말을 하고 있었고, 그 옳음 속에서 한 사람이 점점 ‘대상’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 사이에, 분명히 섞여 있던 한 음성.

—손대지 마세요.

그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치게 침착해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을 안심 시키는 종류의 음성이었다. 하지 않는 게 맞다는 판단. 지금은 기다리는 게 합리적이라는 결론. 입술이 아주 조금 벌어졌다. 나는 그 목소리를 따라가 보려 했다. 얼굴을 떠올리려 했고, 누가 그 말을 했는지 기억하려 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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