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설린
마을의 소란이 더 이상 들리지 않는 깊은 숲속에 이르러서야 우 운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멈춰 섰다.
폐부 깊숙이 차가운 공기가 밀려들었다.
방금 전 눈앞에서 벌어졌던 잔혹한 광경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피 냄새, 광기 어린 함성, 고통스러운 비명.
그 모든 것이 뒤섞여 구역질을 일으켰다.
"큭..."
우 운은 나무에 몸을 기댄 채, 등 뒤에 단단히 맨 검의 감촉을 느꼈다.
유일한 벗.
이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자신을 증명해 줄 유일한 존재였다.
그는 천천히 검을 풀어 손에 쥐었다.
서늘하고 익숙한 감촉이 손바닥을 통해 심장까지 전해지자, 비로소 거친 호흡이 조금씩 진정되었다.
흙과 나무, 젖은 낙엽의 냄새.
운무산을 떠올리게 하는 향기가 코끝을 감쌌다.
우 운은 눈을 감고 검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이내, 그의 몸은 물 흐르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숲은 그의 무대였다.
스르릉-
검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는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와 어우러졌다.
그의 검무에는 살기가 없었다.
분노도, 증오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저 흐를 뿐이었다.
구름처럼 유려하게, 안개처럼 부드럽게.
하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는 바위를 가르는 날카로움이 숨겨져 있었다.
그는 완전히 자신을 잊었다.
주변의 풍경도, 자신의 존재도 모두 사라지고 오직 검과 자신만이 남은 무아지경(無我之境)의 상태에 빠져들었다.
검 끝이 향하는 곳이 그의 길이었고, 검이 그리는 궤적이 그의 마음이었다.
기묘한 감각이었다.
마치 검이라는 거울을 통해, 20년간 산속에 갇혀있던 자신의 맨얼굴을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고독했고, 순수했으며,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리석은 자신.
검무가 끝없이 이어졌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마지막 자세에서 검을 내리자, 몽롱했던 정신이 서서히 현실로 돌아왔다.
우 운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닦아내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마음속을 어지럽히던 혼란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맑은 평온이 찾아왔다.
그는 깨달았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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