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후지산의 마약상
있었다.
그녀는 문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 옆 벽에 몸을 바싹 붙인 채, 안쪽의 동태를 살폈다.
그녀의 온 신경이 칼을 쥔 손끝에 모이는 듯했다.
"이 개새끼들이…!"
조종석 안에서 남은 한 놈의 저주 섞인 외침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기체가 다시 한번 크게 요동쳤다.
이번엔 아까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격렬한 흔들림이었다.
"꺄아아악!"
승객들의 비명이 절규로 바뀌었다.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는 사람, 좌석 사이로 굴러떨어지는 사람이 속출했다.
나 역시 균형을 잃고 휘청이며 간신히 좌석 등받이를 붙잡았다.
이 미친놈이, 추락시키려는 건가!
"채원!"
내가 다급하게 외쳤다.
하지만 그녀는 흔들리는 기체 속에서도 바닥에 뿌리라도 내린 듯 미동도 없었다.
오히려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바로 그때였다.
덜컥.
조종석 문이 안에서부터 거칠게 열렸다.
"다 같이 죽자!"
피에 번들거리는 눈을 한 마지막 놈이 뛰쳐나오려던 바로 그 순간.
채원의 몸이 움직였다.
아니, 움직였다기보다 튕겨져 나갔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그녀는 벽을 박차는 반동을 이용해, 문틈으로 비집고 나오려던 남자의 팔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쉬익-!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음.
그것은 단순한 베기(slash)가 아니었다.
남자가 총을 쥔 손의 손목 힘줄을 정확히 노린, 정교하고 잔혹한 일격이었다.
"끄아아아악!"
채원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채원의 손에서 칼이 힘없이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채원이 주먹을 맞고 날아갔다. 채원의 일격이 빗나간 것이다.
남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첫 번째 공격이 성공함과 동시에, 남자는 비명을 지르는 채원의 명치를 가격했다.
남자의 손놀림은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남자는 채원의 머리를 잡고 벽에 찍었다.
끄아악
채원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채원의 머리에서 피가 흘렀다.
"니, 내가 누군지 아니?"
남자의 입에서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니는 나를 이기지 못 해"
어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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