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의 세계일주

3화 마약상의 납치

나는 숨을 죽인 채, 소리가 들려오는 어둠 속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마약.

5킬로.

야마다.

단어 몇 개가 머릿속에서 섬광처럼 터지며 상황을 재구성했다.

여긴 단순한 조난객들의 캠프파이어 자리가 아니었다.

깊은 산속, 인적이 끊긴 이 시간, 이 장소는 범죄를 위한 완벽한 무대였다.

우리는 최악의 타이밍에, 최악의 장소에 발을 들인 것이다.

"…미친,"

채원이 내 옆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로 욕설을 읊조렸다.

그녀의 눈빛은 비행기에서 납치범을 상대할 때처럼, 위험을 감지한 맹수처럼 번뜩이고 있었다.

효준 씨는 그제야 내가 왜 자신의 입을 막았는지 깨달은 듯,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는 두 손으로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겁에 질린 눈으로 나와 채원을 번갈아 보았다.

우리는 최대한 몸을 낮춰 바위 뒤에 웅크렸다.

차가운 바위 표면이 옷을 뚫고 살갗에 닿았지만, 추위를 느낄 경황이 없었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불빛은 랜턴 빛이었다.

랜턴 빛이 흔들릴 때마다, 나무들 사이로 검은 인영 서너 개가 어른거렸다.

그들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쳇, 꼼꼼하기는."

짜증 섞인 목소리가 말하자, 다른 남자가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들고 나타났다.

랜턴 빛에 반사된 그것은 휴대용 전자저울이었다.

그들은 은박지로 둘둘 말린 커다란 덩어리를 저울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액정에 뜬 숫자를 확인한 '야마다'라는 남자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물건은 확인됐으니, 돈을 확인해라."

그의 지시에, 덩치 큰 남자 하나가 검은 스포츠 가방을 열었다.

가방 안에는 엔화 지폐가 벽돌처럼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들은 돈을 세는 기계까지 동원해 위조지폐 여부와 액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기계가 '위이잉-' 하는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지폐를 세는 소리가, 고요한 숲의 정적을 깨고 우리 귀까지 선명하게 들려왔다.

"세상에…"

효준 씨의 입에서 억눌린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의 온몸이 공포로 경직되어 있었다.

나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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