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한의 세계일주

4화 마약상의 납치 2

차량까지 남은 거리는 약 20미터.

맨땅을 밟는 발소리를 죽이기 위해, 우리는 허리를 최대한 낮추고 고양이처럼 걸었다.

새벽의 찬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가까워질수록 지프차의 낡은 차체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냈다.

운전석과 조수석, 두 개의 그림자가 보였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미동도 없는 모습이, 깊은 잠에 빠진 듯했다.

나는 오른손에 든 글록의 안전장치를 풀고, 왼손으로는 채원의 팔을 가볍게 쥐었다.

그녀의 손에 들린 단검이 희미한 여명에 서늘하게 빛났다.

효준 씨는 우리 뒤에서 숨을 죽인 채, 혹시 모를 기습에 대비해 주변을 살피고 있었다.

마침내 지프차 바로 옆에 도달했다.

운전석 창문은 조금 열려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창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

코를 찌르는 담배 냄새와 땀에 절은 시큼한 체취가 흘러나왔다.

운전석의 남자는 턱수염이 덥수룩했고, 조수석의 남자는 스키니한 체형에 문신이 가득했다.

둘 다 어젯밤 숲에서 봤던 얼굴들이었다.

그들은 입을 살짝 벌리고,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조수석 남자의 무릎 위에는 서브머신건 한 정이 위태롭게 놓여 있었다.

저 총이 발사되기 전에 모든 것을 끝내야 했다.

나는 채원과 눈을 맞췄다.

그녀는 고개를 까딱이며, 단검을 든 손으로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조용히, 그리고 동시에.

나는 운전석을, 채원은 조수석을 맡기로 했다.

효준 씨에게는 손짓으로 차 뒤에 숨어 망을 보라고 지시했다.

나는 천천히, 소리가 나지 않게 운전석 문손잡이에 손을 얹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날뛰었다.

하나.

둘.

셋.

나와 채원은 동시에 차 문을 열었다.

끼익-

빌어먹을.

녹슨 경첩이 내는 작은 마찰음이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유난히 크게 울렸다.

그 소리에 조수석에 있던 남자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

젠장.

망했다.

남자는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흐릿한 시선이 문을 열고 선 채원의 실루엣에 닿는 순간, 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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