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도주 2
"이대로는 우리 다 죽어."
채원이 속삭였다.
그녀의 입술은 파랗게 질려 있었고, 젖은 머리카락에서는 김이 피어올랐다.
차가운 밤공기가 그녀의 체온을 증발시키고 있었다.
"저체온증이야. 효준 씨는 이미 위험하고, 우리도 오래 못 버텨."
그녀의 말이 맞았다.
어깨의 통증은 이미 감각이 무뎌질 정도로 얼어붙었고, 손끝과 발끝은 바늘로 찌르는 듯 저려왔다.
온몸의 떨림은 이제 내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도망치는 건?"
내가 물었지만, 스스로도 불가능한 선택지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의식을 잃은 효준을 데리고 이 어둠 속을, 이 험한 산길을 얼마나 갈 수 있을까.
채원이 고개를 저었다.
"가다가 잡히거나, 얼어 죽거나. 둘 중 하나야."
침묵이 내려앉았다.
타닥, 하고 모닥불의 장작 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그 따뜻한 소리가 우리를 조롱하는 것 같았다.
"방법은 하나뿐이야."
채원이 결심이 선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눈이 어둠 속에서 섬뜩하게 빛났다.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먼저 친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저할 시간이 없었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유일하게 남은 생존 경로였다.
"총은?"
"권총 한 자루. 재원 네가 주운 거."
나는 품속에서 묵직한 글록 19를 꺼냈다.
강물에 빠졌지만, 다행히 잃어버리지는 않았다.
나는 탄창을 분리해 남은 총알을 확인했다.
"…네 발 남았어."
채원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아졌다.
상대는 최소 여섯.
총알은 턱없이 부족했다.
"나는 칼."
채원이 허리춤에서 KA-BAR 단검을 뽑아 들었다.
차가운 강물에도 그 서슬 퍼런 날은 여전히 위협적이었다.
"내가 먼저 시선을 끌게. 넌 뒤에서 머리를 노려. 최대한 소리 안 나게."
"네 발로 여섯을 다 잡을 순 없어."
"알아. 그러니까 정확하게, 확실한 놈들부터."
채원은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은 남자들을 훑었다.
그녀의 시선은 가장 위협적으로 보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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