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고블린 이야기

2화 마왕성의 감시자

얼어붙은 조각상들 사이로 모래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에 실려 온 모래알들이 병사들의 얼음 표면에 부딪혀 가벼운 소리를 냈다. 마치 누군가 유리창을 두드리는 것처럼.

나는 그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걸레질을 계속했다. 쓱, 쓱. 규칙적인 리듬이 사막의 고요 속에 울려 퍼졌다. 비석 표면의 성에가 조금씩 걷히며, 그 아래 감춰져 있던 희고 매끄러운 표면이 다시 드러났다.

문득 손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일곱 개의 얼음 조각상이 기괴한 자세로 서 있었다. 어떤 자는 도망치려다 굳어버렸고, 어떤 자는 칼을 휘두르려던 자세 그대로 멈춰 있었다. 선두에 서 있던 가죽 마스크의 남자는 채찍을 든 채로 얼어붙어 있었는데, 그의 눈에는 여전히 탐욕의 빛이 서려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제국 영토 관리국이라고 했나."

나는 낮게 중얼거렸다. 제국. 인간들의 제국 말이다. 미들 산맥 너머 동쪽에서 끊임없이 마제국을 침략해오는 그 야만인들. 그들이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북방한계선 이북은 마제국 영토 중에서도 가장 외진 곳이다. 마왕성 특별시에서조차 이곳까지 오려면 최소 열흘은 걸린다. 하물며 인간 제국에서?

나는 가죽 마스크 남자의 얼어붙은 허리춤을 뒤졌다. 차가운 얼음 사이로 손을 밀어 넣자, 손끝에 가죽 주머니가 닿았다. 힘을 주어 잡아당기니 바삭, 하는 소리와 함께 얼음 조각이 부서지며 주머니가 빠져나왔다.

주머니 안에는 몇 장의 종이가 들어 있었다. 지령서였다. 나는 종이를 펼쳐 내용을 읽어 내려갔다. 글씨가 인간 제국의 공용어로 쓰여 있었지만, 오랜 세월 동안 다양한 문서를 접해온 덕에 읽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북방한계석 회수 명령. 대상: 국보 제2호 북방한계 비석. 예상 저항: 미미함. 경비 인력: 사막 고블린 1체 추정. 위험도: 최하. 회수 후 즉시 서방 기지로 이송할 것.'

위험도 최하. 나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의 정보가 틀린 것은 아니었다.

나는 실제로 마력 한 줌 쓸 줄 모르는 일개 사막 고블린에 불과했다. 아니, 적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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