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2-3
나는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리고, 심장이 발치까지 곤두박질치는 듯한 충격.
화가 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눈앞의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고블린.
새끼 고블린.
나와 같은 종족.
수백 년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그래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동족이, 저런 꼴로, 저런 장소에 있었다.
나는 숨 쉬는 것조차 잊은 채 그 작은 생명체를 응시했다.
공포에 질려 가늘게 떨고 있는 저 몸짓.
도움이 닿지 않는 절망 속에서 희미하게 빛을 잃어가는 저 눈동자.
그것은 낯선 광경이 아니었다.
마치 오래된 거울 속에서, 수백 년 전의 나 자신을 마주한 것 같은 기시감이 온몸을 꿰뚫었다.
그때였다.
등 뒤에서 불어오던,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던 그 따스하고 몽롱한 바람이 순간 거세졌다.
바람은 내 귓가를 스치며 아련한 향기를 흩뿌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속삭임으로 변했다.
그것은 수많은 동족들의 목소리가 뒤섞인, 거대한 울림과도 같았다.
환영처럼, 지평선 너머에서 나를 향해 손짓하던 그 황금빛 형상들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슬픈 눈으로, 나무 기둥에 묶인 저 작은 아이와 나를 번갈아 바라볼 뿐이었다.
그들의 고요한 시선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저 아이는 단순한 동족이 아니었다.
저 아이는… 우리였다.
비석 안에서 잠든 수많은 영혼들의 파편이며, 잃어버린 과거의 메아리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나는 그들의 눈이 되어 이 참혹한 현실을 목격하고 있었다.
"어이, 거기 쪼그만 고블린! 뭘 멍하니 보고 있어? 너도 하나 사려고?"
기름진 목소리의 상인이 나를 발견하고는 비웃음을 흘렸다.
주변의 마족들도 흥미롭다는 듯 나를 흘깃거리며 낄낄거렸다.
"동족이 팔려가니 마음이라도 아픈가 보지?"
"저런 노예 새끼랑 자길 동급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웃기는군."
그들의 조롱이 귓속을 파고들었지만,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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