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2-5
북방 대설산의 하얀 봉우리들이 창문 가득 들어왔다.
만년설에 뒤덮인 산맥은 마치 거대한 짐승의 이빨처럼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고, 그 사이로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것이 느껴졌다.
비행선은 산맥의 가장 낮은 고개를 향해 천천히 고도를 높였다.
선체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나무 판자들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객실 안에 울려 퍼졌다.
나는 창틀을 꽉 움켜쥔 채, 아래로 펼쳐진 설원을 내려다보았다.
하얀 눈 위로 간간이 보이는 검은 점들은 산악 마족들의 거주지였다.
대설산을 넘자, 풍경이 다시 한 번 바뀌었다.
척박한 북방과는 전혀 다른, 풍요로운 도시들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첫 번째 도시는 붉은 기와지붕이 빼곡히 들어선 교역 도시였다.
광장에는 각양각색의 마족들이 북적거리고, 상점들의 간판에서 마력이 반짝이며 손님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두 번째 도시는 거대한 공방 지구로 유명한 곳이었다.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하늘을 뒤덮었고, 쇳물을 두드리는 소리가 비행선 위까지 희미하게 들려오는 듯했다.
세 번째, 네 번째 도시를 지나며, 나는 점점 커지는 불안감을 느꼈다.
마왕성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수백 년간 반복해온 여정이었지만, 매번 이 순간이 되면 가슴 한구석이 조여 왔다.
그리고 마침내, 수평선 너머로 거대한 검은 첨탑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왕성.
마제국의 심장이자, 모든 마족의 정신적 중심지.
성의 규모는 아무리 봐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중앙의 본성만 해도 웬만한 산보다 높았고, 그 주변으로 수십 개의 탑과 궁전들이 별처럼 흩어져 있었다.
성벽 바깥으로는 마왕성특별시의 시가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비행선은 성의 외곽에 위치한 공공 정박장을 향해 서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고도가 낮아질수록, 창밖의 풍경은 점점 더 선명해졌다.
거리를 오가는 마족들, 마력으로 움직이는 수레들, 그리고 하늘을 수놓은 수많은 비행선들.
마왕성특별시의 번잡함은 언제 봐도 정신이 아득해질 지경이었다.
쿵.
비행선이 정박장에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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