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타고 있던 후배에 내 동기이자 전여친이 빙의된 건에 대하여
2화 헤어진 여자친구가 중환자실에서 의식불명인 건에 대하여
작고 여린 어깨가 파르르 떨리는가 싶더니, 이내 고개가 툭 떨궈졌다.
다시 고개를 든 그녀의 눈빛은, 찰나의 순간 완전히 다른 사람의 것으로 변해 있었다.
순수하고 겁에 질려 있던 동공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엔 차갑고 날카로운 경멸이 서려 있었다.
이혜리였다.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제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상황을 파악하려는 듯 주위를 빠르게 훑었다.
"하… 씨발."
희나의 입술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거친 욕설이 낮게 터져 나왔다.
그녀는 상호를 죽일 듯이 쏘아보았다.
"너, 이 여자애한테 다 말한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상호는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이 짧은 순간에 두 번이나 영혼이 바뀌는 광경을 목격하니, 머릿속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이혜리는 그런 상호의 반응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제 이마를 짚으며 중얼거렸다.
"재채기… 재채기가 문제였군."
그녀는 혼잣말처럼 내뱉고는 무언가 결심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상호의 앞으로 성큼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핸드폰 줘 봐."
명령조의 말투였다.
상호는 저도 모르게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혜리는 익숙하게 잠금을 풀고 연락처 앱을 열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다.
'이혜리'.
검색 결과 없음.
화면에 뜬 차가운 문구에 혜리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상호를 바라보았다.
희나의 동그란 눈매가 가늘게 휘어지며 살벌한 기운을 뿜어냈다.
"지웠네?"
목소리는 분노로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내 번호, 지웠구나, 안상호."
"그건… 헤어진 지가 언젠데…."
상호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혜리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그녀는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하얗고 작은 손이 파들파들 떨렸다.
"그래. 헤어졌지. 네가 일방적으로 차단하고 끝내버렸으니까."
혜리는 허탈한 듯 웃었다.
그 웃음소리가 카페의 조용한 공기를 서늘하게 갈랐다.
"3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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