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타고 있던 후배에 내 동기이자 전여친이 빙의된 건에 대하여
4화 전여자친구가 성불할 뻔 했던 건에 대하여
용선녀의 날카로운 눈이 딸에게서 상호에게로, 다시 딸에게로 향했다.
그녀의 입가에 냉소적인 미소가 걸렸다.
"흥, 네가 뭘 안다고. 사내놈한테 정신 팔려서 간수 똑바로 못한 주제에."
희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머니는 상호를 향한 자신의 마음까지 꿰뚫어 보고 있었다.
상호 앞에서 이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희나는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무슨 소리야! 선배는 그냥… 그냥 도와주시는 것뿐이야! 내가 아니라… 이 안에 있는 그 사람이 선배랑 아는 사이라서…!"
"시끄럽다."
용선녀는 단호하게 희나의 말을 끊었다.
그녀는 손에 든 방울을 내려놓고, 대신 제단 구석에서 굵은 향 세 개를 꺼내 불을 붙였다.
매캐한 연기가 법당 안을 더욱 무겁게 채웠다.
"네 마음이든, 그 년의 마음이든. 결국 같은 놈을 향한 미련이야. 그러니 붙었지. 파리 꼬이듯, 제물에 꼬이듯. 마음의 파장이 같으니 서로 끌어당긴 게야. 한 년은 아쉬움에, 한 년은 동경에."
용선녀는 희나의 심장을 꿰뚫는 듯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희나는 더 이상 변명할 말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상호는 두 모녀 사이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자신이 모든 문제의 원흉이라는 사실이 무거운 돌덩이처럼 어깨를 짓눌렀다.
이혜리의 미련도, 김희나의 동경도 전부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이었다.
"어머니,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호가 침묵을 깨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절박함이 묻어 있었다.
희나를 위해서든, 혜리를 위해서든, 이 끔찍한 상황을 끝내야만 했다.
용선녀는 향을 향로에 꽂으며 대답했다.
"방법이야 있지. 간단해.
이 년 몸에서 그 객귀를 떼어내면 그만이야. 살을 쳐내고, 귀문을 닫고, 부적으로 막으면 돼."
희나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이 어렸다.
하지만 용선녀의 다음 말은 그 희망을 가차 없이 부수었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어."
용선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제단 뒤에 걸린 붉은색 천을 걷었다.
그 안에는 사람의 형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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