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타고 있던 후배에 내 동기이자 전여친이 빙의된 건에 대하여
6화 썸녀가 나한테 고백하고 전여자친구를 만난 건에 대하여
한참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상호는, 희나의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자신의 입술을 무의식적으로 매만졌다.
심장이 제멋대로 날뛰었다.
당황스러움과 설렘, 그리고 깊은 죄책감이 한데 뒤엉켜 머릿속을 헤집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은 분명 선을 넘은 것이었지만, 이상하게도 불쾌하지 않았다.
오히려 굳게 닫아두었던 마음의 빗장이, 그 작은 입맞춤 한 번에 속수무책으로 풀려버리는 기분이었다.
상호는 희나가 사라진 골목 끝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무거운 한숨과 함께 돌아섰다.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이었다.
희나의 당돌한 고백과 위로, 그리고 마지막 입맞춤까지.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감정의 파도를 맞은 탓에 온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간 듯했다.
그는 혜리를 책임져야 한다고, 자신에겐 그럴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었지만, 심장은 자꾸만 다른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 밤, 상호는 잠을 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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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희나는 자신의 작은 자취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문에 기대어 그대로 주저앉았다.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가슴에 손을 얹었다.
손바닥 아래로 전해지는 격렬한 고동이 꼭 자신의 것만은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상호의 입술에 닿았던 순간의 감촉이 생생했다.
용기를 냈지만, 막상 저지르고 나니 얼굴이 터질 것처럼 화끈거렸다.
‘미쳤어, 김희나.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불을 뒤집어쓰고 발을 동동 구르다가도, 자신을 바라보던 상호의 흔들리는 눈빛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미소가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 짧은 설렘은 곧 묵직한 책임감으로 바뀌었다.
‘이제 진짜 시작이야.’
희나는 침대에 똑바로 누워 눈을 감았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꿈에서 그 아이를 만나거라.
마음의 문을 열고, 네 몸의 또 다른 주인인 그 아이를 손님처럼 맞이해야 해.’
손님.
그 단어의 무게가 희나의 어깨를 짓눌렀다.
두려웠다.
자신의 가장 사적인 공간인 꿈속으로 타인을, 그것도 자신의 몸을 언제든 빼앗을 수 있는 존재를 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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