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용의자 심문
"앉으시죠, 하준 씨."
차가운 금속 의자가 엉덩이에 닿으며 소름 끼치는 냉기를 전했다.
형광등 불빛이 깜빡임 없이 내리쬐는 취조실은 숨 막힐 듯이 고요했다.
내 앞에는 서류 몇 장을 뒤적이는 형사, 재원이 앉아 있었다.
그의 지친 눈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고, 며칠 밤은 샌 듯 푸석한 얼굴에는 피로와 집요함이 동시에 서려 있었다.
"김하준 씨, 맞으시죠? 나이는 스물다섯. 직업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
그는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읊조렸다.
나는 마른 입술을 혀로 축이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피해자 채원 씨와는 어떤 관계였습니까?"
"…제가 키우던 강아지 주치의셨습니다."
"강아지는 몇 달 전에 죽었다고요. 무지개다리를 건넜다고 표현하던가요."
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사실을 확인하는 사무적인 어투.
하지만 그 건조함이 오히려 심장을 옥죄어왔다.
"네, 맞습니다."
"채원 씨 때문에 죽은 건 아니라고 진술하셨는데, 맞습니까?"
"네. 선생님은 최선을 다해주셨어요."
재원은 그제야 서류에서 시선을 들어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그의 눈빛은 마치 내 영혼의 가장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집요했다.
"사건 당일, 그러니까 12일에서 13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뭘 하고 계셨죠?"
"집에 있었습니다.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었어요."
예상했던 질문이었다.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준비한 대로 대답했다.
"혼자서요?"
"네. 부모님은 두 분 다 주무시고 계셨을 시간입니다."
"목격자가 없군요."
재원은 펜으로 책상을 두어 번 톡톡 두드렸다.
그 작은 소리가 정적 속에서 유난히 크게 울렸다.
"혹시… 채원 씨에게 원한 같은 건 없었습니까? 아주 사소한 거라도 좋습니다. 예를 들면 진료비가 비싸다거나, 예약이 맘대로 안 잡힌다거나."
"전혀요. 그런 건 없었습니다."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재원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목소리를 낮췄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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