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 범인이 없다

4화 2차 살인

완벽했다.

근처 건물 벽이나 전봇대를 샅샅이 훑어보았지만, 렌즈의 불길한 반짝임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은 신의 눈마저 잠든 무대.

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어둠 속으로 몸을 돌렸다.

피 냄새가 밴 패딩이 스산하게 느껴졌지만, 그마저도 승리의 훈장처럼 달콤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 이 옷과 칼을 다시 한번 소중히 보관할 시간이었다.

다음 무대를 위해.

* * *

다음 날 아침, 세상은 뒤집혀 있었다.

스마트폰을 켜자마자 쏟아지는 긴급 속보 알림에 숨이 턱 막혔다.

[속보] 시골 마을 연쇄살인… 두 번째 피해자 발견.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것 같았다.

손가락이 멋대로 화면을 눌러 기사를 열었다.

가로등 기둥에 기댄 채 발견된 남성의 시신.

목에 남은 단 하나의 치명적인 자상.

수의사 채원의 살해 방식과 소름 끼치도록 닮아있다는 분석.

손이 덜덜 떨려 스마트폰을 놓칠 뻔했다.

'또야... 또.'

채원 씨가 죽었을 때 느꼈던, 그 차갑고 끈적한 공포가 다시 온몸을 휘감았다.

그때는 그저 끔찍한 사건이라고만 생각했다.

나와는 무관한, 불운한 비극이라고.

하지만 두 번째 살인은 달랐다.

이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적인 공격이었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고, 우리 주변 어딘가를 배회하고 있다.

그리고 어젯밤, 누군가가 또 죽었다.

채원 씨 사건의 용의자로 이미 한 번 조사를 받은 나다.

그들의 의심은 더욱 짙어질 것이다.

"하..."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니,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경찰의 의심 따위가 문제가 아니야.

진짜 문제는...

'내가 다음 차례가 될 수도 있어.'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듯한 오한이 등줄기를 타고 흘렀다.

범인은 왜 사람을 죽이는 걸까.

원한?

돈?

아니, 두 번째 피해자는 채원 씨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이건... 쾌락 살인이다.

아무 이유 없이, 그저 죽이고 싶다는 충동만으로 움직이는 미친놈.

그 미친놈이 활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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