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 범인이 없다

5화 2차 심문

그때였다.

정적을 깨고 날카로운 벨소리가 고막을 찔렀다.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 같아 소파에서 움찔 몸을 떨었다.

화면에 뜬 번호는 모르는 번호였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받고 싶지 않은 전화라는 것을.

심호흡을 한번 하고, 떨리는 손가락으로 통화 버튼을 밀었다.

"…여보세요."

[하준 씨 맞으시죠? 남부 경찰서 강력팀 이재원 형사입니다.]

익숙하지만 듣고 싶지 않았던, 낮고 무거운 목소리.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입안이 바싹 마르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네… 그런데 무슨 일로…"

[어제 있었던 사건 때문에 그럽니다. 잠시 서에 좀 나와 주셔야겠습니다.]

올 것이 왔구나.

담담하게 말하는 형사의 목소리에는 질문이 아닌 통보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거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거부하는 순간, 나는 더 유력한 용의자가 될 뿐이다.

"…알겠습니다. 지금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자마자 허탈한 숨이 터져 나왔다.

어제 하루 종일 집 안에 틀어박혀 공포에 떨었던 것이 무색해졌다.

결국 나는 다시 그들의 의심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만 했다.

* **

경찰서는 여전히 낯설고 위압적인 공기로 가득했다.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 여기저기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 쾨쾨한 먼지와 커피 냄새가 뒤섞인 공기.

나는 형사를 따라 취조실로 안내되었다.

차가운 철제 책상과 의자 두 개가 전부인, 창문 하나 없는 작은 방.

이재원 형사는 내 맞은편에 앉아 굳은 표정으로 서류 뭉치를 뒤적였다.

며칠 만에 본 그의 얼굴은 수염 자국이 거뭇했고 눈은 피로로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어젯밤, 그러니까… 새벽 1시에서 2시 사이. 어디서 뭘 하고 있었죠?"

재원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훨씬 날카롭고 건조했다.

"집에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혼자?"

"…네. 부모님이 어디 여행을 좀 가셔가지고..."

그는 코웃음을 치는 것 같았다.

"TV를 봤다고 했었죠, 지난번엔. 어젠 뭘 봤습니까?"

"...어제는 제가 다음 타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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