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하준의 하루 2
취조실을 나온 후에도 형사의 날카로운 목소리는 이명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리고 뜬눈으로 밤을 새우는 동안에도.
나는 완전히 고립되었다.
부모님은 아직 여행에서 돌아오지 않으셨고, 친구들에게 이 끔찍한 상황을 털어놓을 용기도 없었다.
세상 모두가 나를 잠재적 살인마로 보고 있다는 망상이 머릿속을 좀먹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나를 향해 꽂히는 것 같았고,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모든 수군거림이 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았다.
심문이 끝난 지 꼬박 하루가 지났다.
나는 그 하루 동안 시체처럼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핸드폰은 꺼두었다.
혹시라도 다시 경찰서에서 전화가 올까 봐, 혹은 내 이름을 검색했다가 감당할 수 없는 기사라도 보게 될까 봐 두려웠다.
허기와 갈증이 밀려왔지만, 몸을 일으킬 기력조차 없었다.
이대로 굶어 죽어버리면, 이 끔찍한 의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멍하니 천장의 무늬를 세고 있을 때였다.
딩동-
갑작스러운 초인종 소리에 온몸의 근육이 돌처럼 굳었다.
심장이 발치까지 곤두박질치는 것 같았다.
경찰인가?
벌써 나를 체포하러 온 건가?
나는 숨을 죽인 채 현관문 쪽을 노려보았다.
인터폰 화면은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딩동- 딩동-
초인종 소리가 집요하게 이어졌다.
마치 내가 안에 있다는 것을 안다는 듯이.
그때, 금속성의 현관문 너머로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준 씨…! 안에 계세요? 저 서윤이에요!"
서윤?
그 이름은 낯설었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기시감을 불러일으켰다.
기억의 파편을 힘겹게 더듬던 나는, 첫 번째 경찰 조사 때 형사가 읊조렸던 용의자 명단을 떠올렸다.
채원 수의사에게 기니피그를 치료받았다는 남자.
나와 같은 용의자.
"하준 씨! 제발요, 잠깐만 문 좀 열어주세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그의 목소리는 다급함과 불안함으로 잔뜩 떨리고 있었다.
그 또한 나와 같은 공포를 겪고 있는 듯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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