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기묘한 기숙사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기숙사에 제정신인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놔라! 놓으란 말이다, 이 무례한 계집아!"
요랑이 바둥거렸지만, 박이은의 팔힘이 어지간히 센 모양인지 소용없었다.
오히려 그녀의 품에 더 깊이 파묻힐 뿐이었다.
"어쩜, 화내는 모습도 이렇게 귀여울까! 인형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해맑게 웃는 박이은의 얼굴을 보니 차마 말릴 수도 없었다.
저 순수한 악의 없는 폭력 앞에서 대요괴의 위엄은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있었다.
"저기… 이은 씨. 괜찮으시다면 이제 그만… 요랑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요."
내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그제야 박이은은 '아차' 하는 표정으로 요랑을 놓아주었다.
풀려난 요랑은 씩씩거리며 내 등 뒤로 쏙 숨어버렸다.
"미안, 요랑아!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그만."
박이은이 미안한 듯 웃으며 사과했다.
"흥! 이 몸은 귀엽지 않다! 위대하고 존귀한 존재이니라!"
요랑이 내 등 뒤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고 외쳤지만, 박이은에게는 그저 앙탈처럼 보일 뿐이었다.
"네네, 위대하고 존귀한 요랑 님. 그렇죠?"
그녀는 다정한 목소리로 요랑을 달래며 내게 시선을 돌렸다.
"그런데, 제현 씨… 라고 했죠?
혹시 저보다 나이가 많으세요?"
"아뇨, 아마 동갑일걸요? 스무 살이에요."
"어머, 정말요? 그럼 우리 말 편하게 해요! 왠지 제현 씨라고 부르니까 어색해서."
박이은이 수줍게 웃으며 제안했다.
그녀의 서글서글한 미소에 나도 모르게 긴장이 풀렸다.
"그래, 좋아. 이은아."
"응, 제현아! 앞으로 잘 지내보자!"
그녀는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처럼 살갑게 굴었다.
이 낡아빠진 기숙사에도 사람 사는 온기는 남아있는 모양이었다.
"짐은 이쪽 방으로 옮기면 되는 거지? 내가 도와줄게!"
박이은은 내 대답을 듣기도 전에 내 손에 들린 가방을 낚아챘다.
"어, 어? 괜찮은데."
"사양하지 마. 같은 기숙사 친구끼리 돕고 살아야지!"
그녀는 내 방 문을 활짝 열어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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