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바로 실전?!
하아린의 짐 정리는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그녀는 먼지투성이 방에 들어서는 것조차 꺼려 하며, 장갑을 끼고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가린 채 멀찍이서 지시만 내렸다.
"그 상자는 조심해서 다뤄주세요. 안에 값비싼 다기 세트가 들어있으니까요."
"그쪽 가방은 옷입니다. 구겨지지 않게 침대 위에 살포시 올려주세요."
나와 박이은은 땀을 뻘뻘 흘리며 그녀의 짐을 옮겼다.
박이은은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도왔지만, 나는 슬슬 인내심의 한계가 느껴졌다.
"야, 하아린. 네 짐은 네가 좀 옮기면 안 되냐? 팔다리 멀쩡하잖아."
내 핀잔에 하아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반박했다.
"지금 저보고 이런 더러운 먼지 구덩이에서 짐을 나르라는 겁니까? 제 희고 고운 피부가 상하면 책임질 건가요?"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 어깨 위에 앉아있던 요랑이 기가 차다는 듯 중얼거렸다.
"저 계집, 아주 제정신이 아니구나. 이 몸이 보기에도 참으로 가관이니라."
결국 모든 짐을 방 안으로 옮기고 나서야 우리는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다.
하아린의 방은 발 디딜 틈도 없이 그녀가 가져온 고급 가구와 옷가지, 사치품들로 가득 찼다.
낡고 초라한 방의 풍경과 어우러져 기괴한 부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어휴, 힘들어라. 하아린 씨는 정말 짐이 많네요."
박이은이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말했다.
"이것도 최소한으로 줄인 겁니다. 원래는 가구도 전부 새로 들여오려고 했는데, 이 좁은 복도로는 도저히 옮길 수가 없어서 포기한 거예요."
하아린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녀의 태도에 박이은도 살짝 기분이 상했는지, 입을 꾹 다물었다.
어색한 침묵 속에서 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앞으로 여기서 계속 살겠다고? 며칠 버티지도 못하고 울면서 나갈 것 같은데."
"누가 울면서 나간다는 겁니까! 저는 한번 결정한 일은 절대 번복하지 않아요. 이까짓 환경, 얼마든지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큰소리쳤지만, 바닥의 얼룩을 보며 질색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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