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고블린 부수기
"그래서, 이제 어떡할 거야, 조장님?"
내가 팔짱을 끼고 묻자, 하아린은 주위를 휙 둘러보며 말했다.
"일단… 주변 지형부터 파악해야 해. 무작정 움직이는 건 위험해. 교본에 따르면, 이럴 땐 고지대를 확보해서 시야를 넓히는 게 최우선이야."
그녀는 마치 교과서를 줄줄 외우는 듯한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
아직 실전의 압박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 얼굴은 굳어 있었다.
나는 일부러 가벼운 투로 받아쳤다.
"오, 역시 1급 수석은 다르네. 교본까지 통달하시고. 근데 그 교본에 뱀이나 독충 조심하라는 말은 없어? 이런 데는 발밑에 뭐가 기어 다닐지 모른다고."
"그, 그건 당연히…!"
당황하는 그녀의 모습에 박이은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제현이 말이 맞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내가 앞에 서서 물의 기운으로 혹시 모를 생물의 움직임을 감지해 볼게."
"…좋아. 그럼 박이은이 선두, 내가 중간에서 경계하고, 낙제현은 후방을 맡아.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소리쳐."
하아린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결정을 내렸다.
그녀의 지시는 제법 그럴싸했다.
비록 실전 경험은 없어도, 머릿속에 든 지식만큼은 확실한 모양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빽빽한 수풀을 헤치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박이은이 긴장된 표정으로 앞장섰고, 하아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살폈다.
나는 그 둘의 뒤를 따르며, 어깨 위에 앉은 요랑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어때, 요괴의 기운 같은 거 느껴져?"
'흐음… 아직은. 이 섬, 기운이 꽤나 탁하구나.
온갖 잡스러운 것들의 냄새가 뒤섞여 있어, 어느 것이 요괴의 것인지 분간하기가 쉽지 않느니라.'
요랑은 코를 킁킁거리며 대답했다.
그녀의 말처럼, 섬 안의 공기는 무겁고 불쾌했다.
마치 거대한 짐승의 내장 속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경사가 점점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하아린이 말한 고지대가 가까워지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만큼 길은 험해졌다.
미끄러운 이끼가 낀 바위와 질척이는 진흙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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