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전생대기자
정신을 차릴 틈도 없이, 등골을 타고 오르는 서늘한 감각에 온몸의 비늘이 곤두섰다.
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저기, 수풀이 우거진 언덕 너머에서 무언가 이쪽을 맹렬하게 주시하고 있었다.
그것은 위협이었다.
단순한 경계심이 아니었다.
피와 살점을 향한 원초적인 갈망, 내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려는 순수한 적의.
인간이었을 때의 나라면 결코 감지하지 못했을, 야생의 언어였다.
수풀이 거칠게 흔들리더니,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놈은 나보다 몸집은 작았지만, 온몸이 단단한 근육질로 다져져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머리.
두개골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두껍고 둥근 돔 형태의 머리가 흉기처럼 솟아 있었다.
파키케팔로사우르스.
박치기 공룡.
어릴 적 공룡 도감에서 봤던, 그 멍청해 보이던 공룡이 지금 내 눈앞에서 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놈의 작은 눈이 번뜩이며 나를 정확히 조준했다.
목표는 나.
먹잇감, 혹은 침입자.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는 듯, 놈은 짧고 강력한 뒷다리로 땅을 박차기 시작했다.
"크르르르…."
나도 모르게 목구멍에서 경고음이 새어 나왔다.
하지만 놈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속도를 더 높였다.
숲의 정적이 깨지고, 놈이 달려오는 육중한 발소리가 심장을 짓누르는 고동처럼 울려 퍼졌다.
도망쳐야 해.
인간의 이성이 필사적으로 외쳤다.
하지만 공룡의 몸은, 이 거대하고 생소한 육체는 내 명령을 듣지 않았다.
두려움보다 거대한 분노가, 생존 본능이 이성을 집어삼켰다.
피할 수 없다면, 싸워라.
이것이 이 세계의 유일한 법칙이었다.
놈이 내 코앞까지 다가왔을 때, 나는 버티기 위해 앞다리에 힘을 주었다.
온몸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며 수축했다.
놈이 고개를 숙였다.
그 단단한 돔 머리가, 마치 공성추처럼 나를 향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한순간에 일어났다.
콰직!
고막을 찢는 굉음과 함께, 내 옆구리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충격이 가해졌다.
마치 고속으로 달리는 덤프트럭에 정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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