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케팔로사우르스 VS 엄엄엄엄엄사우르스

2화 아가리 쩌억

얼마나 잤을까.

시간 감각이 마비된 어둠 속에서, 나는 천천히 의식의 표면으로 떠올랐다.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지독한 허기였다.

단순히 배가 고픈 수준이 아니었다.

위장이 스스로를 소화시키려는 듯 뒤틀리고,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절박하게 영양분을 갈구하는 감각.

인간이었을 때는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생존과 직결된 원초적인 굶주림이었다.

그 갈망이 너무도 강렬해서, 어제의 끔찍했던 고통마저 희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파키케팔로사우르스에게 들이받혔던 옆구리와 박살 났던 앞다리 관절이 욱신거렸다.

분명 뼈가 으스러지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이었는데, 하룻밤 사이에 믿을 수 없을 만큼 아물어 있었다.

여전히 욱신거리고 움직일 때마다 뻐근한 통증이 따랐지만, 어제처럼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 거대한 육체는 내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경이로운 회복력을 지니고 있었다.

인간의 몸이었다면 최소 몇 달은 병상에 누워있어야 할 중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비록 절뚝거리긴 해도, 네 다리로 땅을 짚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때였다.

꼬르르르륵…

아니, 그런 귀여운 소리가 아니었다.

뱃속에서부터 지축을 울리는 듯한 거대한 진동과 함께 천둥 같은 소리가 터져 나왔다.

‘쿠르르르릉!

꽈아아앙!’ 동굴 전체가 그 소리에 공명하는 듯했다.

이 몸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열량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인 모양이었다.

어제 그 거대한 노노사우르스가 끊임없이 나뭇잎을 뜯어 먹던 모습이 떠올랐다.

살아남으려면, 나도 먹어야 한다.

무엇이든.

나는 본능에 이끌려 동굴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밤사이 내린 이슬을 머금은 숲의 공기가 폐부 깊숙이 밀려 들어왔다.

축축하고 비릿한 흙냄새, 이름 모를 식물들의 짙은 향기,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감싼 원시의 생명력.

어제는 공포에 질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풍경이,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왔다.

눈앞에 펼쳐진 것은 인간의 손길이 단 한 번도 닿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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