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야수의 심장
아늑하고 익숙한 어둠이었다.
등 뒤로는 푹신한 침대의 감촉이, 손에는 차갑고 매끄러운 스마트폰의 감촉이 느껴졌다.
나는 반쯤 누운 자세로, 눈앞의 작은 화면에 집중하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는 각진 폴리곤 캐릭터가 열심히 곡괭이질을 하며 동굴을 파고 있었다.
치익, 치익.
돌이 부서지는 효과음과 함께 다이아몬드 광맥이 모습을 드러냈다.
‘ㅋㅋ 개꿀.’ 나는 속으로 웃으며 유튜버의 환호성에 공감했다.
마인크래프트 야생 생존기.
자기 전까지 침대에 누워 이런 영상을 보는 것은 하루 중 가장 큰 낙이었다.
별생각 없이 시간을 녹이기에 이만한 것이 없었다.
유튜버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다이아몬드를 캐내고, 용암을 피해 다리를 놓고, 순식간에 안전한 공간을 확보했다.
저 네모난 세상 속에서는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고,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나도 저렇게 살았어야 했는데.
코인 차트가 아니라, 마인크래프트 서버 다이아 시세나 보고 있을걸.
씁쓸한 생각과 함께 스르르 잠이 몰려왔다.
화면의 불빛이 아른거리며 점차 흐릿해졌다.
그래, 이제 자고 일어나면… 일어나면 또 뭘 해야 하나.
알바라도 구해야 하나.
한강 물은 차갑겠지.
그런 부질없는 생각들이 의식의 표면을 떠다니다, 이내 깊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다.
편안했다.
모든 고통과 불안이 사라진, 완전한 무의 상태.
그 평온이 영원할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위화감이 온몸을 찔렀다.
푹신해야 할 침대는 딱딱하고 차가운 돌바닥으로 변해 있었다.
몸을 감싸던 포근한 이불은 축축하고 비릿한 공기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을 감고 있는데도 느껴지는 압도적인 어둠.
이건 내 방의 어둠이 아니었다.
나는 번쩍, 눈을 떴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희미한 달빛을 받아 서늘하게 빛나는, 거칠고 울퉁불퉁한 동굴의 벽이었다.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보던 그 각진 동굴이 아니었다.
살아있는 암석의 벽.
현실이었다.
‘아.’ 뇌가 모든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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