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출입 금지 구역
편의점 비닐봉지를 든 손목이 시큰했다.
저녁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익숙한 골목 어귀에 다다랐을 때, 나는 걸음을 멈췄다.
평소라면 무시하고 지나쳤을 ‘그 구역’ 앞에서였다.
낡고 해진 노란색 테이프가 바람에 힘없이 펄럭였다.
‘출입금지’라고 적힌 붉은 글씨는 거의 지워져 흔적만 남았다.
그 너머, 버려진 상가 건물의 깨진 유리창이 어둠 속에서 입을 벌리고 있었다.
늘 보던 풍경이었다.
그런데 오늘따라 무언가 달랐다.
공기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 같았다.
마치 뜨거운 아스팔트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처럼, 테이프 너머의 공간이 흐릿하게 일렁였다.
눈을 깜빡여도, 고개를 흔들어도 사라지지 않았다.
“저기요, 길 좀 비켜줄래요?”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몸을 비켰다.
나를 툭 치고 지나간 중년 남자는 이상한 사람 보듯 힐끔거리며 걸어갔다.
그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했다.
나만 보고 있는 건가.
다시 구역 안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왜곡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었다.
상가 건물 벽면의 색이 바랬다가 돌아오고, 깨진 유리창의 모양이 순간적으로 원래대로 붙었다가 다시 부서지는 것처럼 보였다.
디지털 영상의 노이즈가 현실에 끼어든 것 같은 위화감.
그때였다.
일렁이는 공간 너머로 무언가 보였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작은 곰 인형.
한쪽 귀가 뜯어지고 솜이 삐져나온, 낡은 인형이었다.
어제까지는 분명히 없었다.
며칠 전에도, 몇 주 전에도 저런 건 본 기억이 없다.
나는 홀린 듯 곰 인형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기 시작했다.
저건, 왜 저기 있는 거지?
누가 버린 걸까?
아니, 그보다 어떻게 저 안에 들어간 거지?
저 테이프는 수년째 저 자리에 있었다.
어린애들조차 장난으로 넘어가는 걸 본 적이 없다.
마치 투명한 벽이라도 있는 것처럼, 모두가 그 경계를 지켰다.
그때,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할머니 한 분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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