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엔 출입 금지 구역이 있다

4화 기록되지 않은 사람

나는 뻣뻣하게 굳은 채 메모지를 노려보았다.

심장이 발치까지 떨어지는 것 같았다.

집 안에는 나 혼자다.

어제저녁부터 지금까지, 아무도 들어온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메모는 무엇인가.

누가, 언제, 어떻게 이것을 여기에 남겼단 말인가.

손이 떨리는 것을 애써 진정시키며 메모지를 집어 들었다.

얇은 종이의 감촉이 소름 끼치도록 생생했다.

잉크 냄새가 희미하게 코를 찔렀다.

필체는 낯설었지만, 어딘가 단정하면서도 급하게 휘갈겨 쓴 듯한 인상을 주었다.

‘도서관.

사회과학 3열.

붕괴 이론.’

이것은 단순한 낙서가 아니었다.

명백한 지시였다.

나에게 무언가를 찾아보라고 보내는 메시지였다.

머릿속에서 ‘김도현’이라는 이름과 이 메모가 하나의 선으로 이어졌다.

이 메모를 남긴 것은 그인가?

아니면 그와 관련된 제3의 인물인가?

어느 쪽이든, 이제는 명확해졌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들은 단순한 망상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나에게 필사적으로 말을 걸고 있었다.

세계의 시스템이 지워버린 존재의 목소리가, 현실의 틈새를 비집고 내게 닿으려 하고 있었다.

나는 메모지를 든 채 한참을 서 있었다.

공포와 함께 기묘한 사명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나는 더 이상 이 현상들로부터 도망칠 수 없었다.

오히려 그 중심으로 걸어 들어가야만 했다.

그것이 이 미친 세상에서 나 자신을 증명할 유일한 길이었다.

다음 날, 나는 작정한 듯 집을 나섰다.

햇살은 어제와 다름없이 눈부셨고, 거리는 평온했다.

마치 나를 둘러싼 혼란을 비웃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나의 첫 목적지는 도서관이 아니었다.

어젯밤, 그 기이한 표식이 나타났던 골목.

나는 내 눈으로 다시 한번 확인해야 했다.

혹시라도 밤사이 무언가 변화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기대를 품고서.

골목 어귀에 도착했을 때, 나는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골랐다.

심장이 불안하게 뛰었다.

하지만 골목의 풍경은 너무나도 평범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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