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엔 출입 금지 구역이 있다

5화 관찰 대상

나는 순간적으로 메모지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녀가 어떻게 메모의 존재를 아는가 하는 의문보다, 그것을 빼앗기면 안 된다는 본능적인 저항감이 먼저였다.

이것은 ‘김도현’이라는 존재와 나를 연결하는 유일한 실체적 증거였다.

이것마저 사라지면, 나는 다시 혼자가 된다.

“메모라니요.

무슨 말씀이신지….”

나는 어설프게 시치미를 뗐다.

하지만 박은서의 눈은 그런 거짓말을 용납할 만큼 무르지 않았다.

그녀는 한심하다는 듯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윤시온 씨 집 현관문, 디지털 도어록이죠?

어젯밤 11시 47분부터 49분 사이, 2분간 마스터키 사용 기록이 있어요.

물론 공식적인 기록엔 남지 않죠.

우리 같은 사람들만 볼 수 있는 로그에만 남는 거지만.”

그녀의 담담한 설명에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었다.

누군가 내 집에 침입했다는 사실보다, 그녀가 그 모든 것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고 있다는 사실이 더 소름 끼쳤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라는 말은 또 무슨 뜻인가.

그녀는 단순한 구청 직원이 아니었다.

이 세계의 이면을 관리하는, 훨씬 더 깊숙한 곳에 속한 사람이었다.

“당신… 대체….”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그 메모, 이리 내놔요.

그건 당신이 가지고 있어선 안 될 물건이니까.”

그녀가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명령이었다.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실린.

나는 잠시 망설였다.

저항해봤자 소용없을 것이다.

그녀는 내가 모르는 방식으로 나를 옭아맬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구겨진 메모지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내 마지막 희망이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박은서는 메모지를 건네받아 펼쳐 들었다.

그녀의 시선이 종이 위를 빠르게 훑었다.

나는 그녀의 표정에서 어떤 변화라도 읽어내려 애썼지만, 그녀는 여전히 무표정했다.

마치 매뉴얼에 적힌 이물질을 확인하는 기계처럼.

그녀의 시선이 메모지에 머무는 짧은 순간, 나 역시 그 내용을 다시 한번 곁눈질로 확인했다.

그런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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