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엔 출입 금지 구역이 있다

6화 기록되지 않은 질문

‘세계가 당신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존재했던 것인가?’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세상이 잠시 멈췄다.

아니, 멈춘 것은 세상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

귓가에서 멀리 울리던 미세한 소음들—책장 넘어가는 소리, 누군가의 기침 소리, 냉방기 돌아가는 소리가 거짓말처럼 멀어졌다.

시야의 초점이 흐려지면서 눈앞의 문장만이 날카롭게 떠올랐다.

그것은 단순한 잉크의 흔적이 아니었다.

내 존재의 근원을 향해 날아와 박히는 차가운 질문, 내면 가장 깊숙한 곳의 불안을 정확히 꿰뚫는 송곳이었다.

나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폐 속의 공기가 전부 빠져나가고 진공 상태가 된 것 같았다.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핑 돌았다.

바닥으로 고꾸라지지 않기 위해 간신히 책장을 붙잡았다.

차가운 철제 선반의 감촉이 손바닥을 통해 아득하게 전해져 왔다.

그때였다.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저 멀리 열람석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는 나와 같은 열의 서가를 지나쳐 반대편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그가 나를, 혹은 내가 들고 있는 이 기이한 책을 발견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남자는 나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듯했다.

그는 내 바로 앞을 지나쳐 가면서도 단 한 번의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없는 투명 인간이라도 된 것처럼.

처음에는 그저 우연이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후, 한 여학생이 책을 찾으며 이쪽으로 다가왔을 때, 나는 확신할 수 있었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여학생은 내가 쭈그려 앉아 있는 바로 앞 칸에서 책을 찾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은 내가 들고 있는 남색 책이 빠져나간 빈 공간을 몇 번이고 스쳐 지나갔지만, 그 빈 공간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듯했다.

그녀의 눈에 비친 서가는, 아마 처음부터 그 책이 존재하지 않았던 완벽한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 서가 앞에 쭈그려 앉아 있는 이물질이 아니라, 그저 풍경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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