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회송역의 관리자
그 남자는 나를 똑바로 보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경험했던 투명 인간 상태는 온데간데없었다.
그의 흐릿한 눈동자는 어두운 선로 위에서 오직 나만을 정확히 조준하고 있었다.
그 시선은 박은서의 감시하는 듯한 눈빛과는 또 달랐다.
마치 고장 난 기계 부품을 바라보는 수리공의 무감정한 시선.
그에게 나는 살아있는 인간이 아니라, 처리해야 할 대상, 회수해야 할 물품에 불과했다.
“내릴 시간이다, 윤시온.”
남자의 목소리는 메마른 나무껍질 같았다.
감정의 습기라고는 한 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내 이름을 알고 있었다.
당연한 일이겠지.
나는 이미 ‘대상’으로 분류되었으니까.
열차의 열린 문틈으로 폐역의 퀴퀴한 공기가 밀려 들어왔다.
먼지와 곰팡이, 그리고 오래된 금속이 녹스는 냄새가 뒤섞인, 죽음의 냄새였다.
나는 뒷걸음질 쳤다.
닫힌 반대편 출입문에 등이 부딪혔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등줄기를 타고 공포를 퍼뜨렸다.
“당신… 누구야.”
목소리가 형편없이 떨려 나왔다.
“출입 금지 구역의… 관리자인가?”
그 질문에 남자의 입가에 처음으로 희미한 표정이 스쳤다.
비웃음이라기보다는, 어린아이의 순진한 질문을 들은 어른의 지루함에 가까운 표정이었다.
“관리자? 그런 거창한 직책이 아니다.”
남자는 천천히 선로를 가로질러 플랫폼 쪽으로 걸어왔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동작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기계적이었다.
“나는 회수 담당자다.
시스템에서 이탈하거나 오류를 일으킨 데이터 조각들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을 하지.”
그의 발이 플랫폼의 콘크리트 바닥에 닿았다.
‘쿵’.
소름 끼치도록 무거운 소리가 역 전체에 울렸다.
“그리고 너는, 아주 성가신 오류 조각이야.”
“김도현… 그 사람도 당신이 데려갔나?”
나는 거의 본능적으로 그 이름을 내뱉었다.
책에서 본 ‘최종 폐기’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섬광처럼 터졌다.
남자는 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살짝 갸웃하는 그의 모습에서 처음으로 인간적인 구석이 엿보였다.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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