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적
콥의 명령은 절대적이었다.
반론이나 질문은 허용되지 않았다.
우리는 지명된 즉시 대열에서 끌려 나오다시피 분리되었다.
한 선임병이 우리 여섯을 무기고로 이끌었다.
차가운 금속 벽으로 둘러싸인 무기고 안은 화약과 오일, 그리고 정체 모를 화학약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름, 계급 말하고 장비 수령해 가."
창구 너머의 보급병이 귀찮다는 듯 턱을 까딱였다.
우리는 차례대로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묵직한 장비들을 건네받았다.
가장 먼저 손에 들린 것은 M-7 플라즈마 소총이었다.
지구에서 만져봤던 K2 소총과는 무게감부터 달랐다.
플라스틱과 정체 모를 합금으로 만들어진 총 몸은 기이할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그 안에 담긴 기술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했다.
총열 위에는 에너지 잔량을 표시하는 푸른색 액정 화면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사용법은 훈련소에서 배웠겠지? 안전장치는 여기, 출력 조절은 이쪽 다이얼이다. 최대 출력으로 해놓고 쏘다가 에너지 팩 순식간에 방전시켜도 난 모른다."
보급병이 무심하게 설명하며 에너지 팩이 담긴 탄입대와 방탄복, 그리고 헬멧을 차례로 내밀었다.
방탄복 역시 익숙한 케블라 섬유가 아니었다.
벌집 모양의 미세한 패턴이 새겨진 유연한 세라믹 판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만져보니 차갑고 매끄러웠다.
이것이 화성의 생명체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유일한 방어구였다.
나는 말없이 장비들을 착용했다.
방탄복이 가슴과 등을 압박하고, 헬멧을 쓰자 시야가 좁아지며 내 거친 숨소리만이 고요한 소음처럼 헬멧 안에 울렸다.
순식간에 세상과 나 사이에 얇지만 견고한 막이 하나 생긴 기분이었다.
지훈과 하루토도 묵묵히 무장을 마쳤다.
지훈의 얼굴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지훈의 굳게 다문 입술과 미간에 잡힌 희미한 주름이 그가 느끼는 극도의 긴장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하루토는 여전히 무표정했지만, 그의 눈빛은 무기고 안의 어떤 무기보다도 차갑고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로건과 그의 팀원들은 우리보다 훨씬 익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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