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적 (2) <<추천!>>
그것의 표면에는, 반쯤 녹아내린 UN군 우주복 조각들이 섬뜩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찢어진 천과 플라스틱 파편, 심지어는 인간의 뼈로 보이는 하얀 조각까지.
그 생명체는 마치 델타 팀의 잔해를 흡수하여 제 몸의 일부로 삼은 듯했다.
우리는 일제히, 소리 없는 약속이라도 한 듯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한 발, 또 한 발.
전투화가 붉은 자갈을 스치는 소리가 귓가에 폭음처럼 울렸다.
생명체는 우리의 움직임에 반응하듯, 미끄러지는 속도를 조금 더 높였다.
그것은 우리를 향해 꾸준히, 그리고 망설임 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거리가 좁혀질수록 역겨운 냄새가 헬멧의 공기 정화 장치를 뚫고 희미하게 스며드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부패한 유기물과 시큼한 화학약품이 뒤섞인 듯한, 구역질나는 냄새였다.
그 순간, 지훈의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통신기를 찢을 듯이 파고들었다.
"여기도 있다!"
나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훈이 가리키는 방향, 우리가 등을 지고 있던 또 다른 바위 더미 뒤쪽에서 똑같이 생긴 덩어리가 스르륵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크기는 처음 발견한 놈보다 조금 더 작았지만, 그 혐오스러운 모습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젠장!"
벤자민이 낮게 읊조렸다.
그의 목소리에는 명백한 공포가 서려 있었다.
포위당했다.
앞뒤로 놈들에게 협공당하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두 마리의 생명체는 마치 사냥감을 몰듯이, 우리를 중심으로 서서히 거리를 좁혀왔다.
‘스르륵, 스르륵.’
양쪽에서 동시에 들려오는 기분 나쁜 마찰음이 사방을 조여오는 올가미처럼 느껴졌다.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전원, 원형 대형으로 산개! 서로 등을 맡아!"
로건의 고함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을 것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서로의 등을 맞대고, 바깥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방어적인 원형 진형을 갖췄다.
나는 지훈과 등을 맞댔다.
헬멧 너머로 그의 공포가 밀려오는 듯 했다.
지훈의 거친 숨소리가 헬멧 내부 통신기를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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