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사건의 시작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식에 수화기를 든 지훈의 표정이 굳었다.
"예, 예. 알겠습니다. 바로 출동하겠습니다!"
다급하게 전화를 끊은 지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의 외침에 서류를 검토하던 경찰서 안의 모든 시선이 쏠렸다.
"행복동 빌라 주차장에서 살인사건 접수! 피해자는 20대 여성!"
그 말을 듣는 순간, 지호의 심장이 쿵,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듯했다. 하필 행복동이었다.
“야, 박지호! 우리 구역이잖아, 빨리 챙겨!”
지훈이 외치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왔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비어버린 듯,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행복동 빌라.'
'20대 여성.'
불길한 단어의 조합이 뇌리를 스치자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기분이었다. 지호는 애써 고개를 저으며 부정적인 생각을 지우려고 했다.
'수현이는 아닐거야.' 아니어야만 했다.
“지호야, 괜찮아?”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해수가 지호의 어깨를 붙잡았다. 지호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기 때문이다.
“...가자.”
지호는 가까스로 목소리를 쥐어짰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외투를 움켜쥔 그는 비틀거리며 사무실을 나섰다. 싸늘한 겨울 밤공기가 폐부를 찌르듯 파고들었다.
“젠장, 하필 비까지 오네.”
지호가 욕설을 중얼거리며 경찰차의 시동을 걸었다.
빗줄기가 거세게 차창을 두드렸다.
와이퍼가 쉴 새 없이 움직여도 시야는 흐릿했다.
지호는 미친 듯이 액셀을 밟았다.
불안감에 입술이 바싹 말라왔다.
'제발, 제발 수현이만 아니기를...'
얼마나 달렸을까, 익숙한 빌라 앞에 폴리스 라인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앞에 웅크리고 앉아 울고 있는 미진의 모습도. 지호의 세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아니야... 아닐 거야..."
떨리는 손으로 차 문을 연 지호가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섰다.
부정하던 지호의 귓가에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이 찾아왔다.
“수현아! 이수현!”
미진이 수현을 울부짖으며 부르는 소리..
순간 지호의 세상이 멈췄다.
“...지호야.”
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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