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범인의 흔적 1
지호는 다시 행복동 빌라 앞에 섰다. 그날의 기억이 사라지지 않아서 수사를 못하고 있다가 가장 마지막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끔찍했던 그날 밤의 기억이 비릿한 피 냄새와 함께 되살아나는 듯했다. 그는 애써 고개를 저으며 현기증을 떨쳐냈다.
“집중하자. 범인은 반드시 흔적을 남겼을 거야.”
옆에 선 해수가 그의 어깨를 가볍게 치며 말했다.
두 사람은 빌라 주민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주민은 그날 밤의 소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302호에 사는 중년 여인에게서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날 밤이었나… 밖에서 남녀가 엄청 심하게 싸우는 소리가 들렸어요. 고성이 오가고, 여자가 비명 지르는 소리도 들린 것 같고… 꼭 치정 싸움 같더라고. 웬만하면 나가보겠는데, 요즘 세상이 하도 흉흉해서요.”
여인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이어진 탐문에서 다른 주민 몇몇도 비슷한 증언을 내놓았다. 모두 늦은 밤 남녀가 다투는 소리를 들었지만, 누구인지는 보지 못했다고 했다.
“치정 싸움….”
지호는 메마른 입술을 씹으며 중얼거렸다. 수현에게 다른 남자가 있었을 리는 만무했다. 그렇다면, 범인은 수현에게 일방적으로 앙심을 품은 자일 가능성이 높았다. 다시금 카센터 정비공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해수의 반박에 섣불리 입을 열 수 없었다.
탐문을 마친 두 사람은 경찰서로 복귀했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새로운 수사 보고서였다.
바로 수현의 시신이 발견된 차량의 소유주에 대한 정보였다.
“차량 소유주는 김민준, 34세, 회사원. 사건이 발생한 빌라와는 전혀 연고가 없는 인물이야.”
도훈이 브리핑을 시작했다.
“차량 도난 신고도 없었고, 본인 말로는 사건 전날 저녁에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퇴근했다고 진술했어.
다음 날 아침에 차가 없어진 걸 알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출근했다가 경찰 연락을 받았다고 하고.”
“말이 돼? 자기 차가 없어졌는데 신고도 안 했다는 게?”
지호가 날카롭게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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