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드러난 진실
지호의 집요한 추궁에 해수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의 눈빛은 깊은 우물처럼 가라앉아 그 속을 가늠할 수 없었다.
수화기를 쥔 그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는 무언가 말하려는 듯 몇 번이나 입술을 달싹였지만, 차마 소리를 내지는 못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그의 목을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면회실의 탁한 공기 속에서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만이 교차했다.
“말해, 이해수!”
지호가 다시 한번 그를 다그쳤다.
그 순간, 해수는 결심한 듯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대신 기묘한 확신과 연민이 뒤섞인 빛을 띠고 있었다.
“범인이 누군지… 그렇게 알고 싶어?”
그의 목소리는 쇠를 긁는 것처럼 낮고 거칠었다.
“그래. 알아야겠어.”
“알고 나면… 감당할 수 있겠어? 지금의 너는… 무너질 거야.”
“헛소리하지 말고 이름이나 불어.”
지호는 그의 경고를 궤변으로 치부하며 쏘아붙였다.
하지만 해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아크릴판 너머의 지호를 향해 몸을 기울이며, 마치 비밀을 속삭이듯 목소리를 낮췄다.
“그럼 약속해. 내가 시키는 대로 딱 한 번만 해보겠다고.”
“……뭐?”
“네가 범인을 찾고 싶다면, 이건 명령이야. 들어.”
해수의 말투는 단호했다.
충견처럼 복종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오히려 상황을 주도하며 지호를 이끌고 있었다.
그 낯선 모습에 지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해수는 그의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듯, 말을 이었다.
“집에 돌아가.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거실하고 네 침실에 CCTV를 설치해.”
“뭐 하는 개소리야, 지금!”
지호는 어이가 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살인범을 대라는 말에 돌아온 대답이 고작 CCTV 설치라니.
이놈이 감옥에 갇혀 있더니 정신까지 이상해진 게 아닌가 싶었다.
“장난해? 내가 지금 너랑 농담 따먹기 하러 온 줄 알아?”
“장난 아니야.”
해수는 진지했다.
그의 눈에는 광기 어린 집착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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