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아현이가 걱정스레 말한다.
그녀는 유린의 책상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나직막이 목소리를 낮췄다.
“너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왔어.”
아현의 눈에는 진심 어린 염려가 가득했다.
유린은 애써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아냐, 괜찮아. 어제 과제 하느라 밤을 좀 샜더니….”
어설픈 거짓말이었다.
밤새 과제가 아니라 한 남자 때문에 잠을 설쳤다고,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과제? 어제까지 제출할 거 없었잖아.”
아현이 눈을 가늘게 뜨며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유린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아… 그게 아니라, 미리 좀 해두려고.”
궁색한 변명에 스스로도 얼굴이 화끈거렸다.
아현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지만, 더는 캐묻지 않았다.
대신 가방에서 작은 파우치를 꺼내 유린의 책상 위로 툭 밀어주었다.
“이거라도 발라. 안 그럼 오늘 오후 수업 땐 시체 될 것 같으니까.”
파우치 안에는 컨실러와 립밤 같은 간단한 화장품이 들어 있었다.
“고마워….”
유린은 작은 목소리로 고마움을 표하며 파우치를 받아들었다.
친구의 평범한 호의에도 가슴 한구석이 죄책감으로 콕콕 쑤셨다.
낮의 강유린과 밤의 강유린.
그 두 개의 세계를 오가는 일이 생각보다 더 외로운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유린이 파우치를 열어보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을 때, 주머니 속에서 짧은 진동이 느껴졌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보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유린은 애써 태연한 척하며, 아현의 눈치를 살폈다.
아현은 이미 다른 친구와 수다를 떨고 있었다.
유린은 책상 아래로 손을 내려 몰래 휴대폰 화면을 확인했다.
[강도혁: 점심은?]
짧고 간결한 메시지.
하지만 그 안에는 ‘아침 메시지는 왜 씹었어?’라는 무언의 압박이 담겨 있는 듯했다.
유린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이 남자는 마치 유린의 일과를 꿰뚫고 있는 스토커처럼, 정확한 시간에 맞춰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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