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아무 일 없다는 듯 살아가는 법
어색한 공기 속에서 의미 없는 미소나 지으며, 나는 그저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한참 시끄러운 대화가 오가던 그때, 덩치 큰 선배가 숟가락을 탁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야, 밥도 다 먹었겠다, 우리 이대로 헤어지긴 아쉽지 않나? 이렇게 만난 것도 운명인데.”
그의 말에 장난기 많아 보이는 선배가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를 쳤다.
“콜! 내가 커피 살게! 학교 안에 괜찮은 카페 있잖아. 거기 가자.”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지아는 “헐, 진짜요? 선배님 최고!”라며 이미 신이 난 목소리로 환호했다.
나는 이 흐름을 끊어야 했다.
더 이상 그와, 특히 강도혁과 한 공간에 있다가는 정말 숨이 막혀 죽을지도 몰랐다.
“아, 저, 저는… 다음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리고 단호하게 거절의사를 밝혔다.
일어설 타이밍을 잡기 위해 엉덩이를 살짝 들썩이기까지 했다.
그러자 선배들의 아쉬운 탄식이 쏟아졌다.
“에이, 벌써 가려고? 조금만 더 놀다 가지.”
“그러게, 후배님이랑 이제 막 친해지려던 참인데.”
그들의 만류에도 나는 단호하게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 지금까지 대화에 거의 끼어들지 않고 묵묵히 식판만 비우던 강도혁이 입을 열었다.
그의 시선은 나를 향해 있었다.
“볼펜 빌려준 거, 아직 고맙다는 생각하고 있는데.”
그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시끄러운 식당 안에서도 유독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거라도 갚게 해줘야죠. 마시고 가요.”
그의 말은 질문이 아니었다.
부드러웠지만 거절할 수 없는 묘한 압박감이 담겨 있었다.
그의 친구들이 그저 호의로 나를 붙잡았다면, 그의 말은 나라는 특정인을 향한 명확한 요구였다.
나는 그의 눈을 피하며 우물쭈물했다.
“아니, 정말 괜찮은데… 펜 하나 가지고 뭘 그러세요.”
“내가 안 괜찮아서 그래요.”
그는 짧게 말을 잘랐다.
더 이상 거절하면 오히려 더 이상한 사람이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옆에서 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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