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결심 위에 내려앉은 악몽
그렇게 다짐하고 나니, 마음속을 휘젓던 복잡한 감정들이 조금은 가라앉는 것 같았다.
나는 더 이상 무의미한 생각에 잠겨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로 했다.
이불을 걷어차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차가웠던 방 안의 공기가 맨살에 닿자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었다.
굳이 대학 생활에 또 다른 고민거리를 추가할 필요는 없었다.
내게 주어진 목표는 처음부터 단 하나, 장학금뿐이었으니까.
나는 책상 의자에 앉아 스탠드 불을 켰다.
주황빛 불이 좁은 책상 위를 환하게 비추자, 오늘 받은 강의 계획서와 첫 수업 필기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개강 첫날이라 다들 들뜬 분위기였지만, 담당 교수는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고 곧장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불평을 터뜨렸지만, 나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설픈 자기소개나 조별 활동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이렇게 처음부터 빽빽하게 채워나가는 편이 내 목표에는 훨씬 부합했다.
나는 가방에서 전공 서적을 꺼내 펼쳤다.
빼곡한 글자와 복잡한 도표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고, 펜을 굳게 쥐었다.
‘할 수 있어, 강유린.’
아버지의 빚, 당장 다음 달에 내야 할 월세, 그리고 오늘 마주친 강도혁까지.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모든 잡념들을 밀어내고, 오직 눈앞의 텍스트에만 집중하려 애썼다.
처음에는 좀처럼 집중이 되지 않았다.
문장을 읽어도 의미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고, 잉크 냄새 사이로 오늘 낮에 맡았던 그의 희미한 향수 냄새가 겹쳐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책 페이지가 한 장 한 장 넘어갈수록, 나는 서서히 나만의 리듬을 되찾아갔다.
사각거리는 펜 소리만이 방 안의 유일한 소음이 되었다.
창밖은 어느새 짙은 군청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낮 동안의 소란스러움이 잦아들고, 동네는 저녁의 고요함에 잠겨들었다.
어디선가 저녁밥 짓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희미하게 실려왔다.
그때서야 나는 배에서 작게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저녁 7시가 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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