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의 기만

2화 조용한 균열 1

[아, 맞다! 그리고 오늘 류시혁 말이야….]

그 이름이 나오자마자, 내 손가락이 순간 멈칫했다.

수화기를 든 손에 아주 미세한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내 목소리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평온한 호수를 유지했다.

“응. 시혁이가 왜?”

나는 내 목소리가 완벽하게 무심하게 들렸을 거라고 확신했다.

마치 김한유의 농구 이야기에서 류시혁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인 것처럼.

[오늘 너한테 말 거는 거 봤거든. 둘이 무슨 얘기 했어? 분위기가 엄청 묘하던데!]

서연지의 목소리에는 숨길 수 없는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녀의 레이더에 포착된 것이다.

나와 류시혁 사이에 흐르던, 보통의 친구 사이에서는 감지될 수 없는 종류의 긴장감이.

나는 잠시 침묵했다.

최적의 대답을 계산하기 위한 0.5초의 지연.

“아, 그거.”

나는 웃음기를 섞어 가볍게 대꾸했다.

“나보고 피곤해 보인다고 하던데. 요즘 잠을 잘 못 자서 그런가.”

진실과 거짓을 적절히 섞는다.

류시혁이 먼저 말을 걸었다는 사실.

내가 피곤함을 핑계로 댔다는 사실.

이 두 가지는 팩트다.

팩트를 기반으로 한 거짓말은 상대방이 의심의 여지를 찾기 어렵게 만든다.

[뭐야, 그게 다야? 에이, 시시해.]

서연지는 금방 흥미를 잃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서연지가 원하는 것은 드라마틱한 사건이지, 친구의 수면 부족 따위가 아니니까.

[근데 걔는 진짜 신기하지 않냐? 어떻게 그렇게 사람 속을 잘 아는지. 가끔 보면 무서울 정도라니까.]

무심코 던진 서연지의 말에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너도, 그렇게 느끼는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나는 애써 태연한 목소리를 유지했다.

“글쎄. 그냥 눈치가 좀 빠른 거 아닐까?”

[그런가? 아무튼! 그래서 말인데, 이번 주말에 시내 나가지 않을래? 새로 생긴 카페 있는데, 완전 인스타 각이야]

나는 잠시 텅 빈 천장을 올려다봤다.

인스타그램.

새로 생긴 카페.

주말.

머릿속에서 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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