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조용한 균열 2
그의 눈동자는 검고 깊었다.
평소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아 밋밋하게 느껴졌던 그 눈이, 지금은 땀과 열기에 젖어 평소와는 다른 빛을 띠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응시에 가까웠지만, 나는 그 시선에 꿰뚫리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웃어야 할까.
아니면 피해야 할까.
머릿속에서 회로가 엉켰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반응은 무엇인가.
평소라면 0.1초 만에 계산이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유도경을 상대로는, 나의 모든 데이터베이스가 무용지물이 되는 기분이었다.
그 찰나의 정적을 깬 것은 류시혁이었다.
“어이, 전교 1등. 한눈팔다 공 뺏기겠네.”
그는 유도경의 옆을 스쳐 지나가며, 나만 들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인기 많아서 좋겠어. 저런 응원도 다 받고.”
그의 시선이 아주 잠깐, 나를 향했다가 다시 코트로 돌아갔다.
그 눈빛에는 장난기 어린 조소가 담겨 있었다.
그는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내가 마지못해 그의 이름을 불렀다는 사실, 그리고 유도경이 그 소리에 반응했다는 사실까지도.
유도경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류시혁의 도발은 성공적이었다.
경기는 그때부터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이전까지 각자의 방식으로 플레이하던 두 사람은, 이제 서로를 노골적으로 의식하기 시작했다.
공이 류시혁에게 패스되자, 유도경은 그림자처럼 그에게 달라붙었다.
빈틈없는 수비.
류시혁은 그런 유도경을 비웃기라도 하듯, 더욱 화려하고 도발적인 드리블을 선보였다.
두 사람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스파크가 튀었다.
그것은 단순한 승부욕을 넘어선, 무언가 다른 감정의 충돌이었다.
주변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아이들은 이제 특정 선수의 이름이 아니라, 의미 없는 비명을 질러댔다.
그 광적인 열기 속에서, 나는 오직 두 사람의 움직임만을 좇고 있었다.
마치 나와는 상관없는 세상의 일처럼.
종료를 알리는 버저 소리와 함께,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농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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