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도깨비

1화 검은도깨비

재원은 도윤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뭐? 어디?"

재원은 주변을 황급히 둘러보며 물었다.

이미 한 마리를 처리한 마당에 또 나타났다는 건, 썩 유쾌한 소식이 아니었다.

[네가 있는 위치야.]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도윤의 목소리는 태평했다.

마치 동네 슈퍼 위치를 알려주는 듯한 말투였다.

"장난하냐? 내가 방금 한 놈 잡았다고. 여기엔 나밖에 없어."

재원은 어이없다는 듯이 대꾸했다.

하지만 그의 눈은 본능적으로 폐가의 어두운 구석구석을 훑고 있었다.

[아니, 장난 아닌데. 방금 전에 거기서 새로운 악마 하나가 감지됐다고 알람 떴어. 등급도... 어라?]

도윤의 목소리에서 처음으로 당황한 기색이 묻어 나왔다.

"등급이 뭐. 왜 말을 하다 말아?"

재원의 심장이 조금씩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설마, 아까 그놈이 죽으면서 다른 놈을 불러내기라도 한 건가.

[...등급 측정이 안 되는데.]

"뭐?"

[분명히 강력한 악마의 파장이 느껴지는데, 시스템에 등록된 어떤 종류하고도 일치하지 않아.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도윤의 혼란스러운 목소리가 귓전을 파고드는 순간, 재원은 깨달았다.

자신이 악마인 것을.

하지만 재원이 알기로는 사람이 악마로 변하려면 지옥을 거쳐야만 했었다.

재원은 지옥을 거치지 않았다.

[일단 일로 와.]

도윤이 말했다.

"어...알겠어. 지금 갈게."

순간 재원은 더위도 잊어버렸다.

전화를 끊은 재원은 멍하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복부를 뚫렸던 상처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아까 그 기분 나쁜 감촉만 생생하게 남아, 속이 울렁거렸다.

그는 천천히 폐가를 걸어 나왔다.

한여름의 쨍한 햇살이 그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자신의 그림자가 마치 낯선 괴물처럼 느껴졌다.

검은도깨비의 본부로 돌아가는 내내 재원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 버린 것 같았다.

익숙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도윤이 의자에 앉아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처럼 장난기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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