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지하철 악마 (3)
쉭!
칼날이 어둠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재원의 몸이 앞으로 쏘아졌다.
검붉은 기운을 머금은 칼끝이 악마의 심장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갔다.
그 순간이었다.
콰르르르릉!
엄청난 굉음과 함께 승강장 전체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어둠 저편에서 터져 나온 한 쌍의 전조등이 재원의 시야를 새하얗게 불태웠다.
지하철이었다.
하지만 무정차 통과하는 열차라고 하기엔 속도가 너무 빨랐고, 소음은 비현실적일 정도로 거대했다.
번쩍이는 불빛에 재원의 동공이 바늘처럼 축소되는 찰나.
우지끈!
꽈자자자창!
안전문을 구성하던 강화유리와 금속 프레임이 종잇장처럼 찢겨나가며 폭발했다.
유리 파편이 비처럼 쏟아지고, 엿가락처럼 휜 쇠붙이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그리고 그 파편의 비를 뚫고, 육중한 강철의 몸체가 선로를 이탈해 재원을 향해 날아들었다.
상식을 벗어난 광경이었다.
지하철이, 승강장 안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
재원은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감각.
시간이 엿처럼 늘어지는 가운데, 거대한 강철 괴물의 얼굴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깨진 전조등의 날카로운 유리 조각, 긁히고 찌그러진 차가운 표면, 그 너머로 보이는 텅 빈 운전석까지.
죽음의 예감이 등골을 얼음 송곳처럼 꿰뚫었다.
피할 수 없다.
재원은 본능적으로 칼을 쥔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충돌 직전, 악마의 비웃음 소리가 굉음을 뚫고 귓가에 박혔다.
"꼴사납구나, 반쪽짜리!"
콰아아아앙!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충격음과 함께 재원의 몸이 허공으로 붕 떴다.
강철의 무게와 속도가 고스란히 온몸에 실렸다.
갈비뼈 몇 개가 으스러지는 고통, 내장이 뒤틀리는 끔찍한 감각이 뇌수를 후려쳤다.
몸은 통제력을 잃고 종잇조각처럼 날아갔다.
쿵!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재원의 등이 차가운 타일 벽에 처박혔다.
충격으로 폐에 남아있던 마지막 공기마저 토해져 나왔다.
컥, 하고 터져 나온 신음은 피 거품과 뒤섞여 기도를 막았다.
시야가 흐릿하게 명멸했다…
전체 본문은 스토라이즈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정보 보러 가기